영국의 음식은 악명이 높다. 맛있는게 없다. 오죽하면 Fish and Chips 라고 생선 튀긴거하고 감자 튀김이 자기들 전통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에 튀겨서 하는 요리가 맛없기 힘들다. 그런데 그것 마저도 한국에서 먹는 Fish and Chips 가 사실은 더 맛있다.
그런데 영국에서 한국보다 진짜 맛있는 것을 하나 찾았다. 바로 당근이다. 생당근. 아침마다 내가 먹는 식단에는 당근 두개가 항상 들어간다. 영국의 Tesco 나 Sainsbury 같은 편의점 아무데가 가면 당근 1Kg 정도를 한국돈 2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그냥 씻어서 아침마다 생으로 두 개씩 먹는다.
지난달 한국 방문 중에 이 식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장에서 당근을 사서 먹어보았는데, 당근이 너무 퍽퍽하고 단 맛이 없어서 놀랬다. 질감도 너무 딱딱하다. 내가 잘못 고른게 아닌가 싶어 국산도 사보고 중국산도 사보았는데 다 맛이 없다. 그때 깨달았다. 다른 건 몰라도 당근 하나 만큼은 영국이 훨씬 달고 맛있다는 것을. 누군가 영국에 맛있는 음식이 있기는 하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당근은 영국이 최고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