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을 알아야 독일의 술맛을 안다.
독일은 일반적으로 맥주가 유명하다. 특히 생맥주는 독일에서 일상이다. 맥주 말고 꼭 한번은 마셔봐야하는 술이 있는데 바로 예거마이스터다. 하노버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볼펜뷔텔이라는 곳이 유일한 생산 공장이다.
까스활명수와 쌍화탕을 1:3 정도 비율로 섞어놓은 맛이라면 상상할 수 있을려나. 56가지 허브약재를 농축발효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술이 몸에 좋을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술이다. 알콜 도수는 무려 35도이다.(몸에 좋을리가 없다.ㅎㅎ) 특이한 것 중 하나는 커피나 탄산음료들과 자기 스타일대로 섞어마실수 있다는 것이다. 칵테일처럼 저마다 연구를 해서 레서피를 공유하는 문화도 있다. 과학적으로 폭탄주나 소맥이 개별 술을 따로 마시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안좋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해보면 이 역시 건강에 좋을리 없다. 하긴 술문화에 건강을 따지는 건 무례함이겠다.ㅎㅎ
지인집에 놀러갔더니 내가 이 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준비해 주었다. 너무 큰 병이어서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수 없어서 그 자리에서 한잔 마시고 킵(keep)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병에 매직으로 표시해두는 걸 깜박했다.^^
독일 밖에서 독일인을 만나서 스몰토크가 필요하다면 이 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된다. 그 독일인은 당신이 독일의 진정한 맛을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영국에서 독일인을 만나서 얘기하다 이 술 얘기 덕분에 급격히 친해진 경험이 있다.
하노버를 나오며 비행기 기내에 들어갈 수 있는 100ml 이하의 작은 병에 담긴 예거마이스터를 여러병 샀다. 독일 갈때마다 사서 나오는 유일한 기념품이다.
P.S 아참, 한국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가면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물론 가격은 독일보다 족히 두 배는 비싸다. 비싼게 당연하다. 주류 수입에 붙이는 세금만해도 어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