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깨닫는 것들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 ㅡ.ㅡ

by 독학력 by 고요엘

1.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접속이다.

그 동안 나의 세계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만들어져 있는 세계였다. 이 세 언어 중 가장 허접하게 하는 것이 중국어인데, 상하이에서 공부도 하고 중국어와 영어가 공용어인 싱가포르에서도 오랜동안 공부도 하고 일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다. 생존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수준의 비천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하기 때문에 얻는 세계와 사람에 대한 이해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계 어디를 가도 피할 수 없는 중국인들과의 교류에서 그 허접한 중국어 몇 마디가 얼마나 많은 담들을 무너뜨려줬는지 모른다.

중국어를 하는 만큼이라도 습득하고 그 세계와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서 20년만에 새로 배우기 시작한 언어가 독일어이다. 출간을 앞두고 있는 두번째 책을 쓰면서 공부하게 되는 철학자와 문학가들의 상당수가 독일인임을 깨닫고 독일이라는 세계를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최소한 독일어 알파벳은 읽을 줄 알고 그 세계와 사람의 사고방식을 조금이라도 원어적으로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유창한 수준이란 없다.

언어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느끼는 유혹 중의 하나는 유창해지려는 꿈이다. 이런 꿈이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 배움을 유지하는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어는 어차피 단기간에 유창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평생할 생각을 하고 이 언어가 나의 생활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즐거운 공부를 할수가 있다. 4월에 독일 뮌헨에 가기로 되어 있는데 도심의 간판에서 몇단어라도 알아보고 발음할수 있고, (특히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사람들과 간단하게 몇마디 주고 받을 수 있으면 대성공이다.


3.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

2주 정도 정기적으로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해보니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언어와 차이점, 발음의 방식 등 모든 것이 낯설지만 이 낯설음이 나의 굳어져 있는 세계를 두드리고 흔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6월말까지 지속할 예정인데, 이 새로운 언어가 나를 얼마나 더 흔들지 기대가 된다.


4. 독일어 다음은 스페인어로.

그래서 매년 새로운 언어를 하나씩 배워보기로 했다. 올해는 독일어로 하고, 내년에는 스페인어를 배워볼 생각이다. 어떤 사람은 왜 프랑스어로 넘어가지 않냐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직은 정이 안간다.

어차피 매년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면 조만간 몇년내에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을 피할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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