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수한 인공지능 컨퍼런스에서 패널토론자로 참여 하는 중에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나를 인지한 어떤 청중이 내게 자녀 교육에 대한 질문을 했다.
“아시아에서 교육 관련해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서 어린 아이들에게 코딩도 가르치고, 여러 시도들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여요. 영국에서 우리가 아이들은 어떻게 무엇을 공부하게 해야 할까요?”
나의 대답들은 이랬다.
“영국와서 보니까 넓은 잔디에서 열심히 뛰어노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 참 부러웠어요.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 까지 심지어는 밤 늦게까지 여러 정해진 프로그램을 돌리는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교육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모습이죠. 저는 인공시대여도 영국이 이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공지능 덕분에 이제는 노는 것이 우리에게 창의성을 가져다 주는 최고의 공부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인공지능은 놀 줄을 모릅니다. 계속 잔디에서 놀이터에서 많이 놀게 하세요. 당신들의 방식대로요.”
“인공지능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지능인 것을 알고 계세요?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머신러닝이라는 분야가 사실은 인간 뇌의 화학적 작용에서 힌트를 얻어서 만들어진 것이예요. 그런데 인간이 오히려 인공지능처럼 되고 싶어하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요?”
“코딩을 먼저 가르치려 하지 말고, 수학적 사고를 먼저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 코딩 언어는 늘 변하기 때문에 지금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공부를 시킨다고 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파이썬을 쓴다는 보장이 없어요. 그래서 수학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같은 고민은 아시아의 엄마들도 치열하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치열한 고민의 산물들이 코딩 캠프나 온라인 코딩 교육에 등록시키는 것이지요. 다들 무엇인가를 하는 것 같고 본인은 안하면 자신의 자녀들이 뒤쳐지는 것 같으니까 경쟁적으로 아이들을 추가적인 프로그램에 등록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어른들처럼 아이들도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쉬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멍때릴' 시간의 공간, 장소의 공간이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의 이 공간을 프로그램들도 잔뜩 채워놓으면 우리가 부모로서 일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아시아의 엄마들이 그런 성향이 많아요. 저는 영국 사회를 경험해보면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의 '공간'을 잘 인정해주는 훌륭한 가치를 경험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교육이라는 이유로 이 부분이 훼손당하지 않기를 바래요."
"그리고 이 주어진 '공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길러져요. 이런 능력을 본인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갖춘 아이들은 사실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어요. 혼자 놔두어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모든 부모들의 꿈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들은 그 능력을 기를 공간을 주지를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