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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홍 Nov 20. 2020

그래, 누구나 비밀은 있다

방송작가의 브이로글_특별한 관계가 되는 과정

일을 하다 보면 동료 이상이 되는 관계가 있다

의도치 않은 순간들이 모여 어느새 그리 된다


문래창작촌이란 곳에 작가 셋이 모였다

헤아려보니 이렇게 따로 만난 건 고작 세 번째

술을 좋아하는 셋이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겠냐만

술집에 울려 퍼지는 잔잔한 음악과

어디에서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픈 이야기..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생각했다

이렇게 우리는 객관성을 잃어가고 있구나, 하고..

서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구나, 하고..


6년 전쯤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정말 우연히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된 나와 남자 둘

하나는 대학 선배요, 하나는 후배다

첫 모임 이후 뭔가 통하는 것이 있었는지

간간히 모임은 이어졌고

그날도 세 번쯤 만났을 때였다

갑자기 술잔을 기울이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늘의 별이 된 친구의 동생을 생각하며 한 잔

내 유년시절의 후회 가득한 순간을 생각하며 한 잔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 하나가 더해졌다

선배의 갑작스러운 아프고도 아픈 고백

나는 어느 새 눈물을 닦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객관성을 잃었고

지금까지도 이따금씩 만나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그래, 누구나 비밀은 있다

하지만 그 비밀을 누구에게나 말하지 않는다

만약  비밀을 공유한다면 

관계의 힘은 커지고 단단해진다

생각보다 아주 견고하게..


그러고 보니

이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이야길 했었다

"왜 어떤 관계의 한계를 넘어야 할 때

반드시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아픔을 공유해야만 하는 걸까?

그냥 어떤 아픔은 묻어두고

깊은 관계를 이어갈 수는 정말 없는 걸까?"

<그들이 사는 세상> 9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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