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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새로운 길 내는 법」

잘못 든 길을 알아차리고,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 보세요.

매트에 앉아 두 다리를 쫙 폅니다. 상체를 숙여 두 발을 잡으려고 해요. 아무리 버둥거려도 발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손을 바닥으로 툭 떨구고 맙니다. 요가를 처음 했던 제 모습이에요. 시간이 흘러 지금은 두 손으로 발이 잡히고요. 손목을 구부리면 손바닥으로 발바닥을 모두 가리기까지 해요.


요가 수업 중에 이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아무도 믿지 않으시더라고요. "선생님이 그랬다고요? 말도 안 돼요!" 하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보시는 거예요.


맞아요. 매트에 앉아서 상체를 숙이는 파스치 모타나사나 자세를 한 번 한다고 손으로 발이 잡히지 않아요. 하루에 한 번씩 1년, 2년, 3년... 이렇게 평소에는 하지 않는 이 자세를 매일 했더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부드러워졌어요.


먼저, 지금 내 다리 근육의 뻣뻣한 상태를 요가 자세를 통해 '알아차려’ 봤고요. 부드러워지도록 '오랫동안 반복'했죠. 이 과정이 다리 근육에 새로운 길을 내는 방법이었어요.


종종 제 수업을 듣던 수련자분이 질문해요. "선생님 저도 이 자세 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저는 이 동작 언제 될까요?" 그래서 꼭 '알아차림'을 주제로 수업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 이 자세를 할 수 없다는 건 스스로 몸의 근육이 뻣뻣하다는 걸 알아차린 거고요. 이 동작을 언제 하게 될까 질문한다는 건 지금 못하는 걸 알아차린 거죠. 그러면 유연함을 위해,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한 선택을 하면 우리 몸에 새로운 길을 내게 되는 거예요.



가장 부유한 사람은 긴장과 근심이 없는 침착한 사람입니다. 이러한 모든 세계 상황을 변화 시키는 일이 우리 손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손에 있는 것은 바로 여기서 지금 당장 평화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행복해지려고 결심한다면, 아무도 우리를 불행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이 순간 행복해지는 것은 우리 손에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를 변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들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새처럼 자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요함은 쉽게 전파됩니다. 만일 우리가 누구에게 미소 짓는 다면, 그들도 미소로 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소는 아무런 대가도 없습니다.


요가수트라 2장 37절



우리 자신을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나의 몸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해요. 그리고 나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몸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마음은 어떤가요? 옷장에서 옷을 고르듯 오늘의 마음을 선택할 수 있나요?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이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잘 못 골라서 같이 절레절레하고 있어요. 어렵죠. 몸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그래서 언제부턴가 우리도 모르게 마음을 꽁꽁 숨겨두고 아무 말도 못 하게 해서 더 낯선 게 마음이에요.


마음을 선택하는 방법도 시간이 필요한데요. 먼저 몸을 편안하게 하는 거예요.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면요 어느새 마음도 편안해진 것을 발견하게 돼요. 심란할 때 좋아하는 카페에 가는 것, 내 방에서 푹 쉬는 것, 요가하는 것처럼요.


그리곤 오롯이 마음에만 신경이 가도록 주변을 고요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마음이 조금씩 소리를 내죠. 저는 주로 하루를 다 끝내고 잠들기 전에 마음이 목소리를 내요. "나 오늘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어느 날은 그저 힘들었구나 빨리 자자 하기도 하고요. 정말 힘든 날은 소리 내 엉엉 울기도 해요. 어떤 날에는 그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손에 아이스크림을 한가득 사가기도 하고요.


이렇게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만으로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어요. 길을 잃었다고 알아차렸을 때 바른 길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러니깐 충분히 헤매도 좋고요. 지금 어떤 상태이던 괜찮아요.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신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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