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툽

"오늘 기분 어때?"

카톡으로 “뭐해?”라는 말 대신 “오늘 기분 어때?”라며 연락하는 친구가 있다. 똑같이 안부를 묻는 말인데 이렇게 물으면 뭔가 더 애틋하다. 상대의 기분 감정까지 배려해 주는 느낌이랄까? 무엇이든 말해! 들어줄 준비가 돼 있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높게 쌓아놓은 마음의 벽이 조금 낮아진다. 평소라면 일하지, 밥 먹지, 집 가지, 회사 가지, 그냥 있지 하며 짧게 보낼 답들이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 어떤지 술술 말하게 된다.


“오늘 기분 어때!?”


“산티아고 순례길 가는 항공권 사기 1초 전이야. 비행기 타고 여행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은 엄청 좋은데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 조금, 아니 많이 무섭다. 마음의 준비도 다 됐고 손가락으로 딸깍하면 살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망설여지는 걸까? 무슨 생각이 이렇게 많을까? 살까 말까…? 갈까…? 말까….? ”


“마크툽”


바보같이 다 결정해 놓고 내 마음의 소리가 아니라 습관처럼, 경험한 만큼만 행동하며 누군가의 답을 기다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답답해도 너무 답답하다.


이렇게 거울 비추듯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내 모습을 마주하면 결정을 하기 한결 편안해진다.


딸. 깍.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하는 항공권을 구매했다. 아무래도 가야겠다. 산티아고 순례길.


*마크툽

“뭐해?”라는 말만큼 많이 쓰는 말이다.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나온 단어인데 ‘이미 예정되어 있다. 이미 기록되어 있다. 운명이다.’ 정도로 해석된다.


나한테는 그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데 삶이 이미 정해져 있는 느낌보다는 ‘내 선택에 확신이라는 힘을 실어주는 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표를 살까 말까 망설일 때 친구가 “마크툽!”이라고 외친 순간 나는 깨달았다. 여행을 가든 말든 중요한 건 지금 나의 선택이라는 것을.


선택해서 잘 다녀오면 그대로 그게 내 길이 되는 것이고, 선택해서 안 가면 그건 그대로 다른 내 길이 되는 것이다.


“마크툽!” 내가 바라는 길이 새롭게 열리는 가슴 벅찬 응원의 말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마크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