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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기 Aug 11. 2016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

최근에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2015년 4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앙겔라 메르켈은 미래 독일을 이끌 핵심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을 꼽았으며 2016년 다보스 포럼의 주제 또한 4차 산업혁명이었다. 디지털과 제조업의 융합을 일컫는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사업 영역을 과감히 파괴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현재의 산업은 그 발전 과정에서 몇 차례의 혁명을 거치며 진행되어 왔다. 산업화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차 산업은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초기 기계 설비 공장과 노동의 분업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어 20세기 초반의 ‘전기’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한 2차 산업혁명, 1970년대 시작된 ‘컴퓨터’와 ‘로봇’의 3차 산업혁명이 이어졌다.


Industry 4.0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이어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을 이용해 가상세계와 물리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제조업이 디지털 즉, IoT,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하나의 시스템이 되며 개인화된 제품(다품종 소량 생산), 공장의 완전 자동화, 인공지능을 갖춘 공장 등 제조업과 디지털 사이에 파괴적 시너지가 나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산업이 대폭 재편되며 일자리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GE, 아마존 등의 사례를 보면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초입단계를 지났다고 할까. 더욱이 이 거대한 시스템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렴되면서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에 그 어느 산업혁명 못지않게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산업들은 클러스트를 통해 로컬 한 지역 간 시너지를 내왔는데, 4차 산업에서는 클러스트를 넘어서 글로벌 차원의 제조업을 통합하는 디지털 기반의 산업 플랫폼들이 탄생할 것이다. 4차 산업이 정말 무서운 이유가 바로 산업의 ‘플랫폼화’에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사례를 통해 보았듯이 디지털 시대의 플랫폼의 특성상 이 또한 소수 글로벌 기업이 시장의 독점을 통해 산업을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이러한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핵심 용어는 '사물 인터넷'이다. Michael Miller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사물 인터넷: IoT>에 따르면 IoT는 '기기가 각각 자신만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와 인터넷을 통해 다른 기기에 연결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수많은 "사물"이 인터넷을 매개로 다른 수많은 "사물"들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물과 사물이 연결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사물인터넷은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수 많은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이 스마트 홈, 스마트 의류, 스마트 자동차, 스마트 의학과 같이 산업 전체에 파고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The Unbelievable Machine Company


4차 산업혁명이 대한민국에 끼치게 될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GDP 대비 30%가 넘고 수출 경쟁력이 중요한 기반인 나라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을 통한 기존 산업이 해체되고 탈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에 적응하지 못하여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내수 및 외수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둘째, 일본 및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벌어지는 중에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의 위협이다. 기존의 가격 혹은 품질의 우위를 모두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조선업 등에서 이런 일의 전초를 볼 수 있다. 셋째, 대한민국은 더 이상 IT강국이 아니다.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암담한 상황인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바로 ‘디지털’에 있는데, 제조업 혹은 디지털 어디에도 우위가 없는 국가는 4차 산업혁명의 처참한 희생자가 될 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저자 클라우스 슈밥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 사이에 점차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존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1,2,3차 산업혁명 당시 적응하지 못한 국가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우리 모두 너무 잘 알고 있다. 다행히, 최근 산업계, 학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4차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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