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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기 Dec 05. 2016

크리에이터들이 활동을 중단하는 이유

 MCN 현장의 이야기

불과 1주일만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었던 퓨디파이(PewDiePie)


1인 미디어 그중에서도 동영상 시장이 주목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페이스북아프리카티비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크리에이터들의 수입, 자유로운 삶, 영향력 등이 매체들을 통해 알려지게 되고,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나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초등학생들까지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제2회 키즈크리에이터 선발대회에는 1천5백 개의 영상이 응모



많은 분들이 이 분 보고 아프리카티비와 유튜브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크리에이터(Creator)란 직업은 매우 매력적이다. 취미가 돈이 되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따르는 사생팬들까지 생긴다. 최근 10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소근커플>이라는 크리에이터를 보자.


이들은 처음에 취미삼아 그들의 일상을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였다. 이 커플들이 올린 콘텐츠는 어딘가에 놀러 가 먹고 놀고 악기를 연주(음악 전공)하는 것인데 얼마 안가 시청자들이 이들의 콘텐츠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들의 먹고 노는 것이 돈이 되기 시작했다. 그것도 꽤 많이. 예를 들면 이들은 최근 한 달 동안 홍콩, 대만, 일본을 다녀왔는데, (자기 돈 안들이고, 남의 돈을 받고)광고 및 협찬을 통해 다녀왔다. 10대들은 이들의 연애를 지켜보며 행복해 한다. 재미있어 취미로 시작하였지만 어느새 크리에이터는 이들에게 직업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도 한다. 신입사원 퇴사율 27.7%인 시대에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1인 미디어는 포스트모던이다. 자기반영성, 상호텍스트성, 대중주의를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포스트모던은 예술이 작가와 평론가의 전유물이던 모더니즘에 반대하여 탄생하였다.



하지만 수년간 크리에이터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봐오며 느낀 바는, 크리에이터란 직업의 화려한 이면에는 힘들고 외로운 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1인 미디어의 특성상 매일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한다는 것, 시청자들의 반응(조회수, 댓글 등)을 실시간으로 24시간 확인해야 한다는 것, 기획 촬영 편집 광고 비즈니스 등을 혼자 진행해야 하는 외로움 등 이들이 평소에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는 매우 높다.


 최근 한 크리에이터는 "계속하여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일과 삶이 구분이 되기 어렵다"며 불면증을 호소해온 경우도 있었다. 더욱이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의 등락은 이들에게는 출렁이는 주식시장과도 같을 것이다.


어느 크리에이터의 조회수 곡선은 마치 최근의 주식시장 그래프처럼 보인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다 보면, 크리에이터들은 슬럼프에 빠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다 때로는 활동 중단 선언을 하는 경우들이 생기기도 한다. 쉽게 시작한 만큼 쉽게 그만둘 수 있도 있는 것이다.


 MCN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크리에이터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돕고 해결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평소에도 크리에이터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여 그들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해결해주어야 한다. 크리에이터들이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들을 몇 가지 꼽아보았다.



1. 신분 노출에 따른 악플 및 사생활 침해

전 세계 1위 구독자를 보유한 퓨디파이는 최근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가 복귀한 바 있다. 그는 활동 중단을 밝히는 영상에서 자신의 일상이 드러나는 Vlog 활동 속에서의 고뇌를 털어놓았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그가 LA에서 살기 힘든 점으로 어딜 가나 그를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들을 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전 세계 1위의 크리에이터답게 씩씩한 모습으로 1주일 만에 복귀하였다(내년에 론칭 예정인 유튜브 오리지널  Scare PewDiePie 시즌2를 찍고 왔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표 뷰티 크리에이터인 '다또아 (구독자 77만)'가 인신공격성 악플들에 의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관련 글: '이대로 숨 끊어졌으면' 유튜버 다또아가 올린 글



2. 필치 못할 개인 사정(군대, 가족문제, 부상, 취업준비 등)

크리에이터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필치 못할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들이 있다. 남자 크리에이터로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군대'다. 아프리카티비를 보다 보면 간혹 '군대'로 인해 고별 방송을 하고 있는 BJ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프리카 대표 BJ  철구가 군대를 가면 아프리카 주식이 떨어질 거라는데... 대정령도 조만간 군대 간다니)


또한, 간혹 가족 간의 문제나 취업 준비 등으로 인해 장기간 해오던 크리에이터 활동을 접는 경우도 있다. 한 때 국내 대표 푸드 크리에이터였던 OOOO는 2년간의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유튜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3.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중단

미국 대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케이시 네이스탯 Casey Neistat은 최근 본인이 창업한 미디어 스타트업  Bene를 CNN에 매각하게 되었다.


이번 인수 조건에는 네이스탯이 CNN이 새롭게 선보이는 독립 미디어의 책임 프로듀서로 합류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네이스텟은 그는 오랫동안 해오던 비디오블로그(Vlog:Video+Blog) 외에 새로운 프로젝트들에 도전할 것이며 기존  Vlog 활동은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단, 유튜브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i'm ending the vlog



4.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용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조회수와 관심을 받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중 하나가, 유튜브 은퇴 선언이다. 실제로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관심을 끌고자 은퇴를 한다고 영상을 올리는 경우다.




5. 계정 폐쇄

간혹 부득이하게 계정이 폐쇄되어 활동이 중단되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크리에이터로서 국내 개인 페이스북 팔로워 1위였던(116만) '신태일'이다. 하지만 선정성을 이유로 그의 계정은 페이스북에서 영구삭제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의 본거지를 유튜브(구독자 61만)로 옮겨 다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퓨디파이는 본인의 채널이 구독자가 5천만명이 되면 스스로 채널을 삭제하겠다고 하였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가장 강한 자'라는 말처럼, 이 세계에서도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될까? 아직 업이 짧은 만큼 '오래'라는 기준을 3년으로 봤을 때, 아래 크리에이터 랭킹을 보면 그 비중이 5:5 정도 된다. 어쩌면 아이돌 그룹의 수명보다 길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12월 5일자 크리에이터 랭킹 *출처: http://www.swizzlelabs.com/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인만큼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일로 보이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이 일에 대한 자부심과 팬들의 사랑으로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간다. 특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남들에게 보여주는데서 오는 즐거움에는 일종의 끊을 수 없는 중독이 있다. 오늘도 미디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크리에이터분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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