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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정기 Nov 03. 2021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 얼마 전 향년 89세로 영면에 든 노태우 전 대통령(1932~2021)의 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슬로건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누구든지 성실한 일을 한 만큼 보람과 결실을 거두면서 희망을 갖고 장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이며, 민주개혁과 국민화합으로 이제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했었다.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 문구와 의미 자체로만 보면 지금 들어도 와닿는 슬로건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남긴 과오가 큰 사람이다. 4공화국 당시 군내 불법 사조직 하나회를 결성하고, 12.12를 주도. 이후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과 권력을 통한 수천억원의 비자금 조성. 이후 김영삼 정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구속, 전 전대통령은 무기징역, 노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천6백억여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다 15대 대통령 선거 직후 국민 대화합의 명분으로 특별사면되어 석방. 그는 결국 생전에 5.18민주화운동의 피해자들에게 육성으로 사과를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가족들을 통해서나마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제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유언을 남겼다.


반면 그는 1987년 6월 29일, 6.29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발표하였고, 유신 이후 첫 직선제를 통해 1988년 2월 25일 대한민국 13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그는 취임 당시 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강한 열망과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물태우’라고도 불리우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화해와 연대의 정치를 보여주었다. 그는 이 부분에서 독재 정권에서 민주 정권으로 이양과정의 과도기였던 제6공화국 초반기를 성실히 이행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재임 시절 그의 업적으로 평가 받는 것들도 많이 있는데, 이 부분은 그의 과오로 가려져 있다가 사후인 최근 재조명 되고 있다.


- 북방외교(소련, 중국 등 공산권 45국과 수교)

- 한중 국교 정상화(1992년 8월 24일)

- 한소 정상 회담(1990년 12월 14일)


- 서울올림픽대회 개최(1988년 9월 17일~10월 2일)


- 한반도 비핵화 선언(199년 12월 31일)

- 남북기본합의서 체결(1991년 12월 13일)

-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1991년 9월 18일)

- 제4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1992년 9월 22일)


- 5공 청산, 5.18 민주화운동 명예 회복과 보상 시행

- 범죄와의 전쟁

- 일산,분당 신도시 200만호 건설

- 인천국제공항, 중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대전엑스포 개최 등 사회간접자본 적극 투자

- 전국민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실행


그는 분명 대한민국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던 인물이면서, 동시에 민주화 과도기에 중요한 전진을 이룬 사람이었다. 누구는 과를 누구는 공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그가 남기고 간 행적들에 대해 보다 다차원적 논의들이 앞으로도 계속되어 대한민국이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교훈들로 남으면 좋겠다. 보통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는 아직 진행 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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