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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마발달요가 은희 Oct 09. 2022

척추의 곡선

스물다섯 번째 기록

인간은 자라며 척추의 곡선을 만듭니다.

다른 동물들은 지면과 척추가 수평을 이루기 때문에 걸을 때 척추가 적절히 무게를 분산하여 감당합니다.

그러나 두발로 걷는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척추와 지면이 수직의 방향을 띄고 있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척추 전체가 지면을 향해 자극을 받는 것입니다.

그때 이 곡선은 인간이 척추의 부하를 가장 적게 받도록 도와줍니다.

이것을 척추 만곡이라 부릅니다.


만곡에는 1차 만곡과 2차 만곡이 있는데,

1차 만곡은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서 앞을 향해 웅크린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생긴 척추의 곡선입니다.

우리는 보통 엄마의 뱃속이 좁아서 아기의 자세가 그런 모습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기는 뱃속이 충분히 넓을 때부터 이 자세를 유지하며 자라납니다.

자유롭게 팔다리를 뻗어 수영을 해도 될 일인데 아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인지 그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2차 만곡은 걷기를 위해 척추를 수직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곡선입니다.

이는 머리를 들 때 목에서, 기기를 시작할 때 허리에서 만들어집니다.

목에 있는 척추를 경추, 허리에 있는 척추를 요추라고 합니다.


척추는 머리와 골반을 연결하는 긴 뼈들입니다.

대표적으로 경추, 흉추, 요추가 있습니다.


아기가 머리를 들면서 경추는 앞을 향해 오목한 형태를 띠게 됩니다.

그때 경추의 2차 만곡이 생깁니다.

배를 대고 기기 시작할 무렵에는 허리 곡선이 오목한 형태를 띠게 됩니다.

이때 요추의 2차 만곡이 생깁니다.


이 곡선들은 1차와 2차가 교차로 맞닿아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두 발로 서서 걷는 인간의 척추를 완성합니다.


진화의 역사에서 본다면 인간의 2차 만곡은

가장 최근에 생겨난, 가장 불안전한 형태입니다.

그 때문인지 걷기 위해 생겨났다고 하는 이 2차 만곡은 척추 질환의 대표 주자가 됩니다.

만약 걷지 않았다면 제 허리는 아프지 않았을까요?

인간은 이렇게 취약한 2 만곡을  만들어낸 것일까요?

그렇다면 네 발로 퇴화된 움직임 방식으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가장 진화된 두발의 방식으로는 불가능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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