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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마 May 16. 2018

스타트업에서 일해도 괜찮을까?

어느 덧 내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한 지도 11개월 째이다. 스타트업 근무 1주년을 맞아,  그간 몸소 겪은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어느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 믿으며!

이전 직장 경력 1년 11개월. 스타트업 경력 11개월.  

이전 직장에서 약 2년 간 경험했던 것보다 현재 스타트업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나는 IT 스타트업의 마케터로서, 기획, 홍보, 커뮤니케이션, B2B 마케팅, 시장조사, 영업 지원 등 마케팅/영업에 해당하는 모든 업무 수행과 동시에 인사 업무도 맡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내 벌써 8번의 출장을 다녀왔고, 다양한 산업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해본 적도 없는 일들을 매일같이 접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사가 자리잡아감에 따라 반복되는 업무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적응이 되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하루하루 맨 땅에 헤딩하는 듯했다. 한 번도 작성해본 적 없는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거나, 갑자기 영업 피칭을 하게 된다거나, 난생 처음 들어보는 전시회 참여를 위해 해외에 있는 전시회 주최기관과 새벽에 전화로 고군분투한다거나, 제품 기술을 익히기 위해 엔지니어분들 옆에 붙어서 머리를 싸매거나, 정말 매일같이 게임의 챌린지를 깨는 듯했다.

솔직히 말해,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아주 힘들다.
주중의 워라밸은 고사하고 주말에도 업무를 보는 일이 잦고, 그렇다고 남부럽지 않은 급여로 보상받는 것도 아니다.
내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겁고 중요한 업무부터 회사 운영을 위한 잔 업무까지 맡다보면 어떤 게 도대체 내 일인 건지, 내가 잘하고 있는 건 맞는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다.

힘들어 죽겠는 스타트업에서 일해도 괜찮을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가 스타트업에서 일한 1년의 경력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여전히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업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단적으로는 매일같이 영어로 업무를 봐야하기 때문에 영어가 눈에 띄게 많이 늘었고 (1년 전 오픽 점수는 IM2였지만 현재는 AL이라든가.), 문송하기만 한 뼛속 문과생으로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소중하다 보니 내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워낙 다양한 산업의 사람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사회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 그리고 이제 웬만한 어려움은 두렵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등이 있을 것 같다.

업무 역량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다보니 업무 관련 서적을 사들여 부족한 지식을 메꾸지 않으면 안되고, 업무 효율을 높일 툴을 익히기도 하고, 직접 부딪히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고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가 쌓이기도 한다.

결론은, 자기 성장과 배움에 대해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큰 성장을 위해 젊었을 때 잠시 고생 좀 해도 괜찮다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잠깐이라도 스타트업에서 일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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