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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Sep 04. 2022

침묵은 평화가 아니다.

관계에 대하여

누구나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평화를 바라보는 해석은 모두가 다르다. 그래서 관계에 평화를 안착시키는 건 늘 고달프다.


누군가는 평화를 위해 침묵한다. 이견이란 건 피해 갈 수 없고, 괜히 간극을 논하다간 첨예한 분위기가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상대방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그저 둥그렇게 넘어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수용이고, 결국엔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다. 그리고 언젠간 그 당사자도 자신의 의미 없는 희생을 깨닫게 된다. 그것도 매우 좋지 않은 방식으로.



평화를 위해선 대립이 필요하다. 대립은 이견을 나누는 걸 의미하며 이견을 나눈다는 건 애당초 상대방을 고압적으로 눌러내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더 좋은 상황으로,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조금은 투박한 수순일 뿐이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서로를 이해해야 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서로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상대에게 가감 없이 자신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물론 때에 따라 여과는 필요하겠지만. 비록 이를 나누는 과정이 거칠고 따갑더라도 그 높은 언덕길을 넘으면 녹푸름이 우거진 평화로운 숲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평화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침묵은 그저 침묵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호의라 말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계속되면 결국 스스로를 좀먹는 의미가 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선 대립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고, 이를 표현할 줄 아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건강한 평화의 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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