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 대하여
여전히 찰나에 머무는 노을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때가 되면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언제나 탐할 수 없는 저 붉은 여운은 나에게 무언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다며 매일같이 우러나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거기서 내 마음은 또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저 노을이 산등성이 너머로 소멸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시간이 갈수록 색을 잃어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기 전까지 붉은 기운의 여운을 남기고 가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저런 삶을 살아내고 싶다 생각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나를 밀어내는 저 어둠조차 원망스럽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