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영신 Sep 18. 2022

느릴수록, 빠르다.

스스로에 대하여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바람에 우리는 숙성될 시간조차 갖지 못한다고. 어느  보면 그런 흐름에 휩쓸려 젊음을 소비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말에 적극적으로 동감한다.


깊은 가치를 빚어내기 위해선 이에 응당한 시간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도 곡물처럼 적당한 햇볕을 쬐고, 억센 비도 맞고, 바람에도 휘날려가며 익어갈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꾸준히 재능을 익혀가고, 넘어지기도 하면서 자신의 색을 찾아 나아갈 때 비로소 나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은 이를 쉽사리 기다려주지 않는다.


토대를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화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끔은 별생각 없이 '아 모르겠고'라는 기조로 행동하면 조금 마음이 괜찮아진다. 다소 무책임해 보일 수 있는 그런 마음은 느린 시선으로 나를 관조하고 다져가는 나만의 토대가 된다. 즉, 세상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든 나는 내 방식대로, 내 호흡대로 내 삶을 운영할 거야. 가끔은 상대적인 속도에 괴리를 느낄지라도 그건 잠시 겪는 부정적인 감정일 뿐이지 결론으로 치부할 순 없을 테니깐.


잊지 않아야 하는 건 우리 스스로가 숙성될 시간을 스스로 확보할 의지를 다져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 비록 빠르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성장이 조금 더디게 느껴질지라도 성장에는 시간이 수반되어야 함을 잊지 않고 정진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굉장히 멋진 아우라를 지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알을 깨기 위한 투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