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영신 Sep 22. 2022

22년 9월 22일



22/09/22



산행 3시간 30분, 운전 3시간의 혹사스러운 일정이었다. 내가 자초한 일이라 입을 꾹 닫고 견뎌냈다. 그래도 엄마가 흡족해하셔서 천만다행이다. 특히 마지막 숙소의 경의로움은 내 기억 속에서도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을 듯하다.

/



오늘 추천받은 와인집에 들러 바틀 2병을 구매했다. 한 병은 숙소에 돌아와 엄마와 함께 마셨다. 엄마는 술을 못하시기 때문에 두 잔만 마셨고, 나머지는 내가 야금야금 다 마셨다. 그래서 지금은 꽤나 기분이 좋은 상태.


오래간만에 취한 밤이다. 최근 발매한 The 1975의 All I need to hear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마를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도, 나 홀로 삶을 꾸려 나아가기 위해 큰 결단을 했다는 것도 꽤나 큰 행복으로 밀려온다. 아, 그래도 나 꽤 괜찮게 살았던 것 같다. 딱 지금처럼만, 지금처럼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별 탈 없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 조금의 욕심만 보태자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꼭 지켜내며 살고 싶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 누나도, 내 친구들도. 건강한 사랑, 행복한 나날을 함께 그려가며 그럭저럭 괜찮은, 후회 없는 삶을 일궈 나아가고 싶다. 이 바람은 온전한 내 의지로 빚어지겠지. 나 좀 더 열심히 살아야지. 악착같지 않더라도, 조금 더 빛나는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지. 더 건강한 사랑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야지. 더 잘할 거야.



애틋해지는 밤이다. 나와 함께 인연을 빚어냈던 모든 이가 떠오르는 오늘이다.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비록 나와 이어진 실이 끊어진 사람들이더라도,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고 멋진 삶을 일궈 나아갔으면.

매거진의 이전글 22년 9월 20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