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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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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Aug 09. 2020

행복은 늘 우리의 발밑에 존재한다.

마음일기


나는 늘 길을 두고 걷거나 뛰기 위해 존재하는 딱딱한 지반이라 생각해 왔지만 숨 가쁘게 이어가던 발걸음을 멈춘 순간, 매일같이 지나왔던 그 광경들이 이전과는 다른 감각으로 다가왔다.

우두커니 길 위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 감회는 색달랐다. 늘 찰나 속에 머물다 홀연히 사라지는 자줏빛 노을과 폐의 끝까지 차오를 정도로 마셔보지 못했던 적당한 무게의 공기, 제멋대로 생긴 높고 낮은 빌딩과 정말 다양한 표정과 속도로 자신의 길을 거니는 사람들.

그 길 위에서 나는 숨 가쁘게 내몰아가던 나의 일상 속에서 여태껏 애타게 찾던 온정을 만나지 못한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찾고 싶던 온정은 후회로 물든 과거와 불안한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발로 딛고 있는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

나는 이 별 것도 아닌 별 것인 행복을 위해 너무 머나먼 길을 돌아온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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