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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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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Dec 31. 2020

한 해가 지평선 끝자락에 걸쳐 있는 오늘을 떠나 보내며

일상에 대하여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매해 입에 담기도 진부한 말이지만 동시에 이만큼 매번 새로운 느낌을 가져다주는 표현은 또 없을 것이다. 아마 새로운 해를 맞이 한다는 건 지난 한 해 간 몸과 마음에 걸쳐 왔던 하나의 익숙한 허물을 벗어던지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내가 한 해 동안 큰 변화를 꾀하지 못했다고, 남들보다 긴 정체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도 우린 똑같이 부여받은 365일이란 시간 동안 나름의 크고 작은 변화를 겪어 왔다. 그 변화들은 우리를 오늘로 인도했고, 더 나은 내일로 이끌어 줬을 것이다. 이 세상엔 무의미한 시간이란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록 올 한 해는 모두의 일상을 잿빛으로 물들였지만 우린 나름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빛을 머금고 살아온 만큼 내년도, 그리고 내후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며 허물을 벗어던질 것이다. 우린 그 허물을 두고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두려움이 아닌 쾌청한 내일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이라 여길 자격이 있다.

우리의 지난 고군분투는 언제나 위로받고, 기특하게 여길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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