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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가 Mar 14. 2016

<냉정과 열정 사이>
사랑 앞에 자신을 속이지 말 것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기적은 그리 자주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감독 / 나가에 이사무                                 

배우 / 타케노우치 유카타(아가타 준세이)

          진혜림(아오이)                    


배경 / 이탈리아 피렌체 & 밀라노

           일본                            


개봉일 / 2003년 10월 10일

재개봉 / 2011년 10월 13일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배경지 - 이탈리아 피렌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주요 배경지는 '이탈리아 피렌체 ITALY Firenze'다.


필자는 2011년 4월, 이 영화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 영화가 주는 감성은 실로 작지 않다. 피렌체는 곧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자체였다. 영화 첫 장면부터 흐르는 사운드 트랙과 이름 모를 피렌체 골목들, 그리고 곳곳에 스며든 두 주인공의 추억들까지. 이곳에 가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거리의 오밀조밀 모여있는 작지만, 개성 강한 상점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장인 정신이 깃든 공예품들.

무심하게 두른 스카프지만 멋스러운 그곳의 사람들. 


그곳에서 또 다른 낭만에 취한 나는, 

도시 전체에서 흐르는 예술적 기류에 압도되어 차분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


필자는 피렌체가 그리울 때마다 이 영화를 찾아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곳에 동화되어 곳곳을 누비던 자신이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피렌체가 지닌 감성적 분위기를 잘 담아낸 데에 있다. 그중 첫째는 영화 속 준세이의 내레이션이다. 절제된 감정 속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건드리며 말하는 차분하고도 나지막한 어조.


이 영화는 그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 준세이 N
내게는,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불완전체의 사랑

- 아오이 친구
근데 두 사람은 왜 결혼 안 해요?

- 마브
그녀가 원하지 않으니까요.
나도 불만 없고.. 이대로 행복해요.

이 대목에 알 수 있는 두 가지.

1. 사랑의 완전체는 '결혼'이다.

2. 고로 아오이는 마브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여자는 남자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는다, 언젠가 상대도 자신을 같은 시선으로 쳐다봐주길 기대하면서.


그에게서 돌아온 잔인한 말.

'누가 너더러 그러랬어?'


누군가에게 미소를 건넸을 때, 미소를 건넨 그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상대에게서 다시 미소를 돌려받는 것이다.


돌아오지 않을 사랑은,

그 여자를, 또 남자를 힘들고 불행하게만 할 뿐이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 외로움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아오이와 이미 알고 있는 준세이
- 준세이 편지 내용 
아오이, 갑자기 편지 쓰는 거 용서해.(...)
그 아이는 항상 혼자라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지.
외로워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지.
혼자 있는 걸 냉정하게 견뎌내는 여자.
난 널 무척이나 강한 애라고 생각했었어.


미술품 회화 복원 공부를 하는 준세이.

그는 미술품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의 빈 공간을 메우는 역할이 아닐까.

 

줄곧 고독했던 아오이와 그런 아오이를 지켜봐줬던 준세이.


두 사람이 헤어진 뒤, 몇 번을 다시 만나지만

준세이의 용기와 열정에도 불구하고

아오이는 잔인하리만치 차분하고 냉정했다.


이때 열정을 지닌 한 사람이 이 관계를 포기하는 순간,

두 사람의 인연은 비껴가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운명'


만날 인연이라는 운명은

그 어떤 냉정함도 이길 수 없었고

서로를 다시 갈구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관계.'

참으로 부러운 운명이다.


관계에 있어 안정감을 줬던 마브.

그를 향한 사랑이 크나큰 깊이가 아니었음에도

아오이는 준세이가 나타나기 전까진 흔들림이 없었다.


준세이도 물론 그렇다.


겉으론 두 사람은 각자의 관계 속에서 평안했으나

한편으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으로 늘 불안했다.

서로를 담아둔 마음속 진심이라는 방문을 열 용기를 아직 갖지 못할 뿐.


이때 '운명'이라는 장치가 작동한다.

용기를 낼 수 있는 조건을 자연스레 조성하고 두 사람은 그것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두 사람은 피렌체 두우모 성당에서 그 방 문을 열 용기를 마주했다.


준세이는 그녀에게 다가갈 준비가 됐지만

아오이의 굳건한 냉정함에 매번 좌절했다.

입은 속여도 눈빛은 속일 수 없다.

그녀의 진심을 알아차린 준세이는 그녀에게 용기를 전달해주러 간다.


거짓말하지 마, 넌 자신을 속이고 있어.

기적은 그리 자주 찾아오는 게 아니야.



@YogurtRa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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