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세이] 세상이 무서운 엄마의 첫 번째 목적이자 컬러링북
엄마는 밖에 나가면 힘들다고 했다.
엄마에게 세상은 무서운 곳이었고,
그곳에 발을 조금이라도 디딜 때면
견딜 수 없는 피로감에 눈이 떨려오기도 했다.
엄만 언젠가부터 집에만 있었다, 아니 집에 집착했다.
어떤 곳에서도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녀에게
집이란 '엄마품' 같은 장소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세상을 등진 그녀에게 세상을 향한 단 하나의 창구는 텔레비전뿐.
어느 순간 초점도 없이 텔레비전 화면만 보는 그녀가 궁금해졌다.
생기도, 의욕도 없는 그녀의 눈.
그녀의 눈에 그곳은 어떤 곳으로 비춰질까. 어떤 생각을 할까.
텔레비전 속 사람들은 모두 바빴다.
연애와 직장, 그리고 치열한 삶 속에서 쉼 없이 뛰어다녔다. 그녀만 멈춘 채.
이 날 아침, 그녀에게 그림책 한 권과 색연필이 생겼다.
그녀는 간만에 환한 미소와 고음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그녀에게도 바깥에 누군가처럼, '목적'이란 게 생긴 것이다.
세상에 나서지 않아도, 현관문을 나가지 않더라도
그녀에게 생기를 불어줄 고마운 그림책 한 권.
이것이 그녀에게 오래오래 기쁨을 가져다주기를.
@YogurtRa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