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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하신 건

일본 문학 (호시 싱이치 단편)

by 안나

사진은 호시 싱이치 생전의 모습









"어떠십니까? 만족하셨는지요?"

찾아온 녀석이 말을 했다. 그 남자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녀석이 죽었다니 안심했어. 녀석은 내가 젊을 때 저지른 상해사건을 가지고 나를 협박했지. 돈을 안 주면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고, 최근 몇 년에 걸쳐서 많은 돈을 뜯어간 놈이야."

"앞으로는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공갈 협박 같은 건 안 합니다. 저희는 살인이 전문이니까요. 돈은 제법 들지만, 의뢰하신 건은, 반드시 해결해 드리고 있으며, 그 후에는 결코, 폐를 끼치지 않습니다. 당신이 경찰에 불려 가서 취조를 받는 일도…… "

"그야, 그래야겠지. 무엇보다 녀석은 비행기 사고에 의해서 죽었으니까 말이야."

"맞습니다. 그러니까, 알리바이가 있느냐 흉기는 무엇인가, 그런 귀찮은 일은 절대 없으니까요."


살인 청부업자는 조금 뽐내듯 말했다. 하지만, 남자의 얼굴이 어둡다.

"그야…. 결과로 말하면 훌륭하지. 수단에 대해서야 뭐라 할 수 없지만, 나는 당신이 무언가 교묘한 방법을 써서 그 녀석을 죽일 거라고만 생각했어."

"물론, 그런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당신에게도 일단 혐의가 걸리게 될 것입니다. 의뢰하신 건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을 신조로 하고 있어서……"

"하지만, 그 때문에, 관계없는 다른 사람들까지 희생시키지 않아도……"

"그런 일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 않습니까? 유족들은, 정해진 배상금을 받게 될 것이고, 당신이 지명하신, 그 유족들에게도 말입니다. 그렇게, 딱하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긴 해도,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해서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기는커녕, 오히려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고."


남자는 몸을 떨었다. 상대를 보는 눈초리도 평정을 잃어가고 있었다.

" 이거 곤란하게 됐군요. 이렇게 되면 애프터서비스가 완전하다고 할 수 없게 되는데…. 어쩔 수 없네요. 저희 들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걸 각오하고 사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은, 동업하는 이들끼리 조합을 만들었는데 저희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의뢰받은 자의 숫자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서로 의논을 해서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버립니다."


"뭐라고? 그러면, 거기 있던 승객 전원이 누군가에게 죽여달라고 의뢰를 받은 대상이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래도, 기장이나 수튜어디스는……"

"기장은 어떤 여자에게, 스튜어디스는 어떤 남자에게, 죽여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원망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그렇다 해도, 그 항공회사의 사장은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지 않았나."

"회사 내에 있는 어떤 파벌을 싫어해서, 그에 속한 사람들이 아주 싫어하기에……"

"그런 것이었나?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네. 그렇다면, 나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구먼. 이야~ 그렇기는 하지만 대단한 조직인데."

"그러면, 이만……"


살인 청부업자는 돌아갔다.

그 일에 대해서 거의 잊어갈 무렵. 남자는 어떤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호화로운 대형 요트로, 선상여행을 즐기는 모임이 있어. 전부터 가고 싶었던 것이라 신청을 했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어. 정말 너무나 속상할 지경이네. 예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하네. 그렇다고 그냥 날려버릴 수도 없고 아깝잖은가. 자네에게 줄 테니까, 가서 즐기고 오지 않겠나?"











*예전에 번역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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