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프트, 영원한 파랑

서유럽 인문 대장정 6편

by 김요

삶은 섬광처럼 명멸하지. 하지만 내 파랑은 영원해.

집 앞 다리를 건너 광장의 햇볕을 즐기던 나는 없어.

고스란히 남은 무너진 지붕과 그을은 담벼락에서 나를 느낄 순 있겠지만

그러지 말고, 광장 모퉁이 인도 식당에서 배라도 채우고

길 건너 아주머니 가게에서 맛 좋은 연초라도 즐기시게.

제법 오래 묵혀 필 만할 걸세.


내 삶은 그 소녀에게 기록해 두었네.

비싼 안료를 많이 쓰진 못했지만 영원을 담기엔 충분하다 여기네.

그 빛깔, 그 시선.

다가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순간의 비밀이지.


참, 동인도회사의 만행은 내가 몰랐다네.

이 '낮은 땅'이 물에 잠기면 용서가 되시겠나.


진주 귀걸이 소녀.jpg


김구 휘호_만고유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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