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적 효과로 균등론을 피할 수 있는가

대법원 2022후10722 판결이 바꾼 균등침해 실무

by 여인재 변리사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보다 착용감이 더 좋고, 제조공정도 더 간단하다면 — 이것만으로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1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렸습니다. 추가적인 효과가 있더라도 그것이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다면, 균등관계는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건 배경 — 마스크 특허에서 시작된 균등론 분쟁

이 사건은 마스크의 걸이끈 결합 구조에 관한 특허를 둘러싼 분쟁입니다. 원고 회사는 자신이 보유한 특허(제1항 발명)의 권리범위에 피고 제품이 속한다며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 특허발명이 해결하려 한 기술과제는 명확했습니다. 종래 마스크는 걸이끈을 덮개부에 결합하는 구조와 길이를 조절하는 구조가 따로 구성되어 복잡하고, 초기 착용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허발명은 마스크 본체 중앙덮개부의 좌·우측 및 상·하부 종단에 중앙덮개부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되는 밀착공부를 구성하고, 여기에 걸이끈을 밀착 통과시켜 결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피고의 확인대상 발명 역시 동일한 밀착공부 일체 연장 형성 구조를 채용하고 있었습니다. 문언적으로는 청구범위 구성요소와 차이가 있었으나, 핵심 해결수단은 같았습니다. 다만 확인대상 발명에는 특허발명에 없는 추가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밀착공부가 피부에 접촉하지 않아 착용감이 더 우수하고, 제조공정이 간이화되며, 걸이끈을 압착하면서도 피부에 닿지 않는 압착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선행기술에서는, 밀착공부를 마스크 본체에 일체로 연장 형성시키는 구성을 통해 위 기술과제를 해결한 예가 없었습니다. 즉, 특허발명의 기술과제는 출원 당시 기준으로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던 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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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별 판단 — 원심과 대법원의 갈림길

특허법원(원심): 추가 효과 = 작용효과 차이

특허법원은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언적으로 구성요소 3에 차이가 있고, 균등관계 판단에 있어서도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과 다른 별도의 작용효과를 나타낸다는 이유였습니다.

원심은 착용감 우수, 제조공정 간이화, 압착부 형성 가능이라는 세 가지 추가 효과를 작용효과의 실질적 차이로 보았습니다.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에 없는 효과를 낸다는 '차이'에 주목한 것입니다. 이는 양 발명이 나타내는 효과를 포괄적으로 비교하는 접근이었습니다.

원심의 논리는 어느 정도 직관적 설득력이 있습니다.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보다 '더 좋은 제품'이라면, 두 제품이 완전히 동일한 효과를 낸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직관이 균등론의 법리 구조와 맞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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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부수적 효과는 균등관계를 깨지 못한다

대법원 제1부(재판장 서경환 대법관, 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판단의 핵심은 작용효과 동일성을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이 사건 특허발명의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적용할 원칙은 분명합니다. 종래 대법원 판례(2015후2327, 2021후10589)가 확립한 과제 해결 관점: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를 특허발명이 해결한 것을 확인대상 발명도 해결한다면, 원칙적으로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이 원칙에 따르면 확인대상 발명은 특허발명과 동일한 기술과제(구조 간단화 + 초기 착용 유지)를 해결하고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작용효과가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효과는 어떻게 처리될까요?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확인대상 발명에 원심 판시와 같은 작용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확인대상 발명이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작용효과 외에 위와 같은 부수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질적인 작용효과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두 가지 명제가 담긴 판시입니다. (1)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한 공지 기술수단을 채택했을 때 따라오는 효과는 부수적 효과입니다. (2) 부수적 효과가 추가된다는 사실만으로는, 과제 해결 관점에서 이미 인정된 작용효과의 실질적 동일성을 번복할 수 없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이 균등침해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보아 특허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구조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특허발명의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는지 확인합니다. 미해결이었다면 확인대상 발명이 동일한 과제를 해결하는지를 판단하고, 해결한다면 원칙적으로 작용효과가 동일합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대상 발명의 추가 효과가 있더라도, 그것이 공지 기술수단 채택에 따른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다면 원칙적 동일성 판단은 번복되지 않습니다. 이 세 단계가 이번 판결로 비로소 명시적으로 확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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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시사점 — 세 가지 관점에서

① 특허권자의 입증 전략 변화

균등침해를 주장할 때 효과의 세부 항목을 일일이 대비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ㄱ) 특허발명의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미해결이었음, (ㄴ) 확인대상 발명이 동일한 과제를 해결함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대방이 추가 효과를 내세우면, 그것이 공지 기술수단 채택에 따른 부수적 효과임을 반박하면 됩니다.


② 피의침해자(피고)의 방어 전략 재설계

단순히 "우리 제품은 특허발명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주장은 이제 균등론 방어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방어를 위해서는 (ㄱ) 추가 효과가 단순 부수적 효과가 아닌 새로운 기술과제의 해결임을 입증하거나, (ㄴ) 특허발명의 기술과제가 사실은 선행기술에서 이미 해결된 것임을 주장하여 판단 경로 자체를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③ 명세서 작성 실무에의 영향

균등론의 보호범위는 특허발명이 해결하는 기술과제의 특정 방식에 크게 좌우됩니다. 기술과제를 '종래기술의 문제점 해결'이라는 추상적 수준이 아니라, 선행기술과 구체적으로 대비하여 미해결이었던 과제로 명시할수록, 과제 해결 관점에 의한 원칙적 판단 경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명세서 작성 단계에서 이 점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특허발명의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 이미 해결된 과제와 중첩된다면 2018다267252 판결의 예외적 판단 경로가 적용되어 구성요소의 개별 기능·역할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 경우 균등침해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출원 전략 단계에서 선행기술 대비 기술과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향후 균등론의 보호 폭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균등론 제2요건인 작용효과 동일성 판단에 '3단계 구조'를 완성한 판결로 평가됩니다. 기술과제의 선행기술 해결 여부 → 과제 해결 관점의 원칙적 동일성 인정 → 추가 효과가 부수적 효과에 불과한지 순서로 판단하는 틀입니다. 이 틀이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특히 '부수적 효과'와 '본질적 효과'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지는 향후 판례 축적을 지켜봐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에 다음 내용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균등론 5요건 완전 해설 + 판례별 체크리스트


여인재 변리사 | 특허사무소 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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