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상표, 상품인가 서비스인가?

법원이 010PAY 결제앱에서 가려낸 3가지 판단 기준

by 여인재 변리사

모바일 앱에 붙은 상표는 그 앱(소프트웨어) 자체의 출처를 나타내는 것일까요, 아니면 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출처를 나타내는 것일까요? 특허법원은 2026년 2월 010PAY 사건에서, 앱의 기능 구조·수익 구조·인앱결제 정책 세 가지를 종합하여 이 물음에 답하였습니다.


사건 배경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모바일 앱은 사업의 핵심 수단이 되었고, 앱의 명칭이나 로고를 상표로 보호하려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표 출원 단계에서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모바일 앱에 붙은 상표는 무엇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허법원 2025허10405 사건은 두 회사 사이의 '010PAY' 상표 분쟁입니다. 원고(주식회사 A)는 2014년 등록된 제9류(이동전화기용 컴퓨터 응용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결제 하드웨어 17종) 상표권자이고, 피고(주식회사 C)는 2021년 등록된 제36류(전자금융거래업·모바일 결제 서비스업 등) 상표권자입니다. 두 회사 모두 '010PAY(010pay)' 표장을 적법하게 등록한 상태였습니다.

피고는 '010pay'라는 명칭의 모바일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이 앱은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를 구매하고 결제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앱 자체는 유료가 아니고 거래가 성립될 때 피고가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였습니다. 이용자는 카드 결제나 계좌이체로 '010PAY 머니'를 충전한 뒤 기프티쇼를 구매하고, 이를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품 교환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앱을 이용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 모바일 앱에 확인대상 표장을 표시하여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사용상품을 '이동전화기용 컴퓨터 응용소프트웨어(모바일 앱)'로 특정하여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특허심판원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고, 원고는 특허법원에 불복하였습니다.

핵심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피고가 앱에 '010pay' 표장을 사용한 것이 모바일 앱이라는 상품의 출처표시인지, 아니면 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의 출처표시인지 여부입니다. 두 가지 중 무엇이냐에 따라, 원고의 제9류 상표권과 충돌하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쟁점별 판단

첫 번째 — 앱의 기능과 이용 구조

특허법원은 모바일 앱이라도 '거래의 실질'에 따라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무형물인 모바일 앱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거래의 목적물로서 대가관계 속에 제공·이용되고, 이용자가 그 대상 자체의 이용·향유를 주된 목적으로 취득·사용하는 경우에는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기준을 010PAY 앱에 적용하자, 결론은 분명하였습니다. 이용자가 이 앱에서 하는 행위는 앱 안에서 완결되는 콘텐츠 소비가 아니라, 모바일 상품권 구매·결제대행 등 외부 거래를 실행하기 위한 절차적 기능이었기 때문입니다. 기프티쇼를 구매해도 그 효용은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건을 교환해야 비로소 실현됩니다. 앱은 그 외부 거래에 접근하는 기능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 수익 구조

법원은 "사업자에게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는 지점과 거래의 중심으로 인식되는 대상은 대체로 일치한다"고 판시하며, 수익 발생 구조를 출처표시 기능의 귀속 대상을 가늠하는 유력한 사정으로 삼았습니다.

피고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앱을 설치하거나 단순히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피고에게 수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피고는 이용자가 기프티쇼를 구매할 때 발행 주체인 E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습니다. 즉 경제적 이익은 앱 자체가 아닌 외부 상품권 거래가 성립될 때만 귀속됩니다.


"수요자가 거래의 중심으로 인식하는 대상 역시 이 사건 앱 그 자체라기보다는, 이 사건 앱을 통하여 성립·실현되는 외부 재화 또는 서비스의 거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 논리는 실무에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유료 다운로드 앱이나 앱 내 구독 결제 모델에서는 앱 설치·이용 자체에서 수익이 발생하므로 제9류 상품으로서의 출처표시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중개 수수료나 외부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모델은 서비스표 사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 번째 — 인앱결제 정책

법원이 주목한 세 번째 판단 자료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정책입니다. 양 플랫폼 모두 앱 내에서 효용이 완결되는 디지털 콘텐츠(게임 아이템, 구독 서비스, 앱 기능 잠금 해제 등)에 대해서는 인앱결제 사용을 의무화하지만, 앱 외부에서 소비·이행되는 실물 상품이나 실제 서비스에 대해서는 외부 결제수단 사용을 허용합니다.

010PAY 앱에서는 인앱결제 시스템이 사용되지 않고 카드 결제·계좌이체 등 외부 결제수단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실을, 구글과 애플이라는 제3자 플랫폼 사업자 역시 이 앱을 외부 거래를 연결·지원하는 기능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간접 증거로 활용하였습니다.

이처럼 앱 마켓 운영자의 분류 기준과 결제 정책이 상표법 해석에 참고 자료로 원용된 것은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향후 유사 분쟁에서도 플랫폼의 결제 정책 적용 여부는 앱의 성격을 판단하는 간접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종합한 결과, 특허법원은 확인대상 표장이 모바일 앱(상품) 자체의 출처표시가 아닌 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사용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사용상품으로 특정한 '모바일 앱'과 피고의 실제 사용 대상이 다르므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서의 확인의 이익이 없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실무 시사점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상표 출원이 핵심입니다. 결제 앱·중개 앱·O2O 앱처럼 외부 거래를 매개하는 구조라면, 제9류(소프트웨어)만 출원해서는 실효적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서비스의 성격에 맞는 분류(제36류 금융서비스, 제35류 중개업 등)에 함께 출원해야 합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사용상품 특정은 전략적 결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심판청구가 각하된 근본 원인은, 확인대상 표장의 사용상품을 '모바일 앱'으로 특정했으나 실제 사용은 '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인정된 데 있습니다. 사용상품을 어떻게 특정하느냐가 확인의 이익 인정 여부에 직결됩니다.


앱 출원 전 거래 실질 분석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법원이 제시한 3가지 기준 — 이용 구조(앱 내 완결 vs. 외부 연결), 수익 구조(앱 자체 vs. 외부 거래 수수료), 인앱결제 정책 적용 여부 — 을 미리 분석하면 상품/서비스 구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양쪽 분류를 모두 커버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안전합니다. 앱의 성격이 경계 영역에 있다면, 제9류와 관련 서비스류를 동시에 출원하여 양쪽을 확보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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