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정에 제목을 붙여줄래?

by 요인영


브런치 작가님들 글을 읽고 싶은데, 두려움에 읽기를 주저한다.

어떤 책은 영감을 주고, 감동을 주지만 어떤 책은 좌절하게 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유독 그런 글이 있다. 왜 하필 그 작가의 그 글일까.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

용기 없는 나는

주저하는 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인데,

누군가는 벌써 걸어가 길을 냈던 것이다.

그 길을 낸 사람이 그 사람이다. 그의 글이다.

그저 우연이라 하기엔 아프게 와서 박힌다.


저마다 시기가 다르다지만 왜 이토록 늦었는가.


이런 날은 쓰는 문장마다 거칠거칠한 표면이 만져질 정도이다.


읽지 않으면 좀 더 돌아가겠지만

눈을 가리고 더듬더듬 걸어보려 한다.

누군가의 글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호흡은 과적차량처럼 무겁다.

온몸에 호흡의 흔적이 두드러기처럼 새겨진다.

가끔 온종일 숨 쉰다는 자각 없이 하루를 보낼 때는

선물 같은 하루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오늘 같은 날은

명상도 버겁다.


새롭고 특별한 것이 좋아 보일 때가 있다.

지금 익숙하고 낡은 것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새롭고 낯선 것이었다. 그렇게 익숙해지고, 낡아간다.

지금 내가 하는 말도 예전에 누군가 했던 말임을

알고 있기에 쓰고 있는 모든 글에 용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새롭게 읽힐 수 있다는 생각이 없다면

난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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