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나이듦을 느낄때

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2월 15일 월요일

by Riel


지난 일주일간 나는 부모님 댁에서 지냈다.

나름 내 루틴을 놓치지 않으려고 월화수는 애를 썼고, 목금토일은 연휴랍시고 잘 먹고 잘 쉬었다.


출가외인이라고 하던가.

나는 독립해서 산지 10년쯤 되었기 때문에 사실 이제 부모님 집보단 내 집에서의 삶이 편하다.

내 루틴대로 지낼 수 있고 더 부지런하기도 하고 더 편히 쉬기도 한다.

그래도 이번 연휴에는 내가 내 루틴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써서 그런지 나쁘지 않았는데, 그래도 내 공간만큼의 몰입감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주일이나 있었던 이유는 부모님이 은근히 바라시기 때문이다.

두 분만 지내는 큰 집은 꽤나 삭막하고 조용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시다 보니 두 분의 대화 양도 그리 많지 않고 주제도 꽤 떨어진다.

그런데 내가 있다 보니 엄마도 아빠도 나한테 하는 말들이 생기고, 같이 셋이 대화하는 것들이 생기다 보니 집안에 활기가 돈다고 느끼시는 듯하다. 엄마는 유독 이번 연휴에 '네가 있으니 사람 사는 집 같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언제 갈 거냐는 물음에 월요일 오전에 간다고 하니 아빠는 왜 그렇게 빨리 가냐고 물었다.


일주일이나 있었는걸요?


부모님은 다 큰 자식이어도 같이 있는 게 좋고 함께 있는 것이 즐거우신가 보다.

나도 그렇지만 또 나는 품 안에 자식이 아닌 한 명의 성인으로서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 길을 찾아야 하고 내 길을 가야 하는데, 한편으론 마음이 짠하다.

점점 더 부모님은 나이를 먹어가고 마음이 약해져 가는 것 같다. 그 마음을 온전히 충분히 충족시키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부모님도 나도 천천히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

오래오래 같이 함께 하고 싶으니까.

그런데 벌써 내가 30대 중반이라니. 시간의 속도가 무섭게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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