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으로 마음대로 조언하는 것

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2월 17일 수요일

by Riel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친구가 명품백에 꽂혔다면서 이런저런 명품가방 사진과 구매 링크들을 보내왔다.

생각보다 너무 비싼 가방을 보여줘서 놀랐다.


물론 그 친구도 그 가방을 당장 사겠다는 그런 마음은 아니었겠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에 나도 적잖아 당황을 했던 것 같다. 공감과 반대 중에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헷갈렸다.


정신 차리라고 뜯어말려야 하는 건지 적당히 공감해줬을 때 스스로 그만두게 되는 건지.


사실 처음 보여준 큰 금액의 가방뿐만 아니라 다른 가방들도 몇 개 보내오면서 당장이라도 구매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충동적으로 저지를까 봐 걱정이 많이 됐다.


공감도 했다가 반대도 했다가 조언도 했다가 여러 가지 반응을 했는데 반응을 하면서도 내가 친구의 상황을 다 끄집어내서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 면박 주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은 영향인 것 같은데, 마음 같아서는


' 지금 이런 가방이 왜 필요하냐, 이런 비싼 가방을 사서 제대로 들고 다닐 수 있겠냐, 몇 년 할부를 부어야 할 판인데 현실적이지 못하다.' 등의 말이 튀어나올 것 같았는데 꾹 참으려고 노력했다.


말을 조금 더 순화해서, 부드럽게, 돌려서 말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는데,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 친구도 이미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몰라서가 아니라 그냥 갖고 싶은 마음을 어딘가에 내비치고 싶을 뿐인데 내가 또 너무 현실적으로, 이성적으로 반대하고 뜯어말리면 공감받지 못한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 내 기준으로 조언하고 충고하려는 그 충동심이 엄청났다.

순간순간 그런 말을 하려고 하는 나를 붙잡았다.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 옳음을 친구에게 전달해서 그 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는데, 말했다시피 그걸 몰라서 친구가 가방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 계속 인지시켜야 했다.


내 생각이 옳을 수 있으나, 친구도 그 생각을 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잠깐 이렇게 몰입해서 빠져들어 갖고 싶은 것을 갈망하고 공감을 요하는 것이라는 것을 자꾸자꾸 상기시켜야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나는 얼마나 많이, 자주, 내 생각이 옳다고 상대방에게 조언하고 훈계했는가.

그들이 정말 원해서 한 이야기인가, 그냥 내 생각의 옳음을 관철시키고자 한 이야기인가.

그런 말을 들은 상대방은 나에게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무서워지는 생각이다.


' 자네는 왜 그 사람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지? 그렇게 하면 그가 자네를 좋아하겠나?

왜 그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지? 그는 자네에게 의견을 묻지 않았네. 원하지도 않았단 말일세'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 문장은 나의 뒤통수를 세게 때렸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그 사람의 체면을 깎았을까.

그저 내가 옳다는 것을 관철시키고자 상대방의 마음이나 생각은 무시하고 나의 옳음과 잘남만을 내세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 덕분에, 그리고 이렇게 깨달은 덕분에 나는 친구와의 대화에서 조금 더 조심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생각하니 조금 더 나은 방향의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신경 쓰면서 생활해야 하는 부분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생각과 실행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