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가 물 마신다고 박수 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한참 전에 아기 1호와 2호에게 빨대컵을 이용해서 물 마시는 연습을 했는데, 계속 빨대를 씹기만 하고 빨 생각을 안 해서 한동안 포기했었다. 그러다가 어린이집 오티를 했는데, 원내에서는 빨대컵으로 물을 마신다고 해서 아직 빨대컵 사용을 못하는 우리 둥이들이 걱정이 됐다. 집에서는 그냥 컵으로 마시게 하거나 수저로 떠먹이는데, 빨대컵 사용을 할 줄 알아야겠네. 하고 줬는데 아기 2호가 몇 분 동안 빨대를 씹더니 어느새 보니 물을 먹고 있는 것이다. 나는 너무 기특해서 "와~ 빨대컵으로 물 마시고 있는 거야? 잘한다 잘한다." 하며 박수를 쳤다. 그때 옆에 있던 남편이 "나는 누가 물 마신다고 박수 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부럽다."하고 이야기를 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맞아. 우리도 처음부터 물을 마실 수 없었을 테고. 밥도 스스로 먹을 수 없었을 텐데." 새삼 우리는 언제부터 스스로 할 수 있었나? 하고 생각했다. 우리도 우리의 부모님에게 박수받았었겠지?
생각해보면 육아를 하고 나서 하루에 감사한 일이 참 많아진다. 어른이 된 지금은 당연한 일들을 아이들이 해낼 때마다 감사하다. 그렇게 당연한 것 같았던 일에 감사한 일들을 문득문득 깨닫는다. 그렇게 하나하나 돌이켜 보니 감사한 일이 흘러넘친다. 오늘도 이런 기쁨 마음에 행복한 글을 쓸 수 있음에 감사하다.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Jacqueline Munguí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