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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도녀쪼미 May 09. 2020

Los Angeles(로스앤젤레스)

Episode 6.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화려한 도시 뉴욕, 높이 솟아있는 건물들 그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 남들이 보기에 마냥 좋을 거 같지만 현실이 되는 순간 서울에 살고 있는 뉴욕의 삶을 부러워하는 어느 누군가와 같은 마음이 들게 된다. 그런 순간들이 하루하루 쌓여 견딜 수 없을 때가 되면 나는 여행을 떠난다. 뉴욕의 삶을 좋아하는 나지만 여행을 통해 갑갑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스리곤 하는데 뉴욕과 다른 색다른 매력이 넘쳐나는 곳을 주로 여행한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국립공원을 꼽을 것이다. 미국에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될 곳인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을 포함해 이색적인 국립공원이 많이 있다. 내가 LA 여행을 결정한 이유 역시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가는 날, LA에서 먼 거리를 가야 되는 일정이다 보니 아침부터 부산 떨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너무 가고 싶었던 곳이라 어떻게 가면 좋을지 알아보다 당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투어가 있어 예약을 했다. 운전면허가 없거나 장시간 운전하기 싫은 사람들은 투어를 예약해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라 직접 계획을 세워 여행을 하는 편이다.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내가 직접 부딪히며 여행을 하는데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먼 거리를 가야 되기 때문에 현지 투어를 통해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여러 여행사가 있었지만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투어를 싫어하는 나는 소규모로 진행하는 투어에 예약을 해 1명의 가이드님과 2명의 동행인과 함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 가기로 했다. 소규모 투어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일정을 수정할 수 있었던 점인 거 같다. 내가 예약한 투어는 아울렛 가는 게 포함되어 있었다. 뉴욕에 살고 있는 나는 우드버리 아울렛을 언제든 시간 내 갈 수 있었던 터라 굳이 LA까지 가서 아울렛을 갈 필요가 없었다. 같이 여행하는 동행인에게 아울렛 일정에 대해 의견을 물어봤더니 쇼핑에 큰 관심이 없던 동행인들 덕분에 아울렛 일정을 취소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에 맞는 여행을 하기로 했다.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해를 따라 고개를 드는 해바라기와 같이 하늘은 향해 솟아있는 나무들이 푸른 하늘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해지기 전에 도착한 우리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다니며 특이하게 생긴 바위들을 찾아다녔다. 컴퍼스 운동화를 신고 이 바위 저 바위 튀어 다니는 내 모습을 보고 가이드님께서 놀랐을 정도로 나는 신이 났었다. 해질녘에는 노을 보기 좋은 장소에 미리 가서 노을을 구경하며 깜깜한 밤이 되길 기다렸다. 밤이 깊어가고 드디어 내가 그토록 원했던 별 볼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 달이 너무 밝아서 별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이게 무슨 소리냐 말인가 밤하늘에 수놓은 별을 보겠다고 뉴욕에서 몇 시간을 달려왔는데 별을 못 볼 수 있다니 충격 그 자체였다. 가이드님 말로는 밤하늘에 빼곡히 수놓은 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내가 LA에 도착하기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제대로 별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보름달과 가까운 달, 그 달의 빛 때문에 별이 제대로 못 볼 수 있다는 거였다. 하필이면 달 뜨는 시간 또한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제대로 볼 수 없을 수 있다며 내가 실망할까 봐 걱정이라고 하시는 가이드님. 조금이라도 좋은 자리에서 별을 볼 수 있게 도와주시는 가이드님 덕분에 별이 빼곡히 수놓아진 밤하늘은 아니었지만 환하게 비친 달과 어우러진 작은 별들을 볼 수 있었다. 반짝반짝 빛나던 작은 별들과 함께 나의 일탈 아닌 일탈은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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