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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거제 장목 오션뷰 수영장 펜션 청량한 쉼표

by 김여희

아이들과 함께 언제 가도 좋은 거제. 거제 장목 앞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오션뷰가 차르르한 수영장 펜션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어쩌다 보니, 운 좋게도! 만실이 아닌 날에는 18개의 객실 중 한 곳에서 숙박도 할 수 있는 운수 좋은 날도 있어 더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머무른다. 푸르른 거제 바다가 펼쳐진 탁 틔인 풍경. 아이들 웃음소리. 쉼의 순간들이 첩첩이 포개지는 곳으로의 체크인.


일단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면 거제 장목 바다를 시야 가득 펼쳐진다. 눈앞에 탁 트인 바다를 보고서도 야아아아아! 하면서 뛰어드는 자연을 직관적으로 즐기는 감성은 아니지만. 모래사장을 맨발로 거닐며 발가락 사이사이로 스며들었다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차가운 바닷물의 촉감을 즐기는 취향도 아니지만. 서랍 속 스쿠버 다이빙 오픈워터 자격증이 무색하게, 바닷속을 궁금해하며 스노클링 마스크 하나 장착하고서 물속 작은 생물들을 귀여워하는 올망졸망한 사람도 아니건만. 내 눈앞에 마주한 거가대교, 파랗게 펼쳐진 바다는 또 새로웠다. 넓고 반짝이는 이 바다 앞에서 마음이 잠잠해지기도 했다가 벅차기도 했다가.


해변가 몽돌에 부딪히며 휩쓸리는 파도 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졸린 눈을 비비는 새벽녘. 아침에 눈을 뜨면 창틀이 마치 액자처럼 오션뷰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집. 주섬주섬 슬리퍼를 꿰어 신고 조용히 밖으로 나서면 3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고요한 아침 바다를 마주할 수 있는 행운이 있는 아침. 걸음걸음마다 달그락거리는 자갈 소리가 경쾌한 정취를 선사하는 산책길. 바다를 따라 거닐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 앞 선베드에 누워 갓 내린 산미 가득한 커피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


쏟아지는 낮에의 볕을 피해 아이들과 수영을 즐기다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를 배경 삼아 책 한 권을 펼쳐들 수 있는 오전. 그렇게 오롯이 미온수 풀 수영장과 선베드를 오가다, 기분이 내키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선곡들로 수영장 전체를 메울 수도 있을 오후. 스피커를 타고 퍼지는 음악의 선율이, 수영장의 푸릇한 물결과 어우러져 더 깊고 풍성한 울림을 주는 해질 무렵.


노을이 핑크빛으로 으스름해지면 바베큐 그릴 아래 참숯에 불을 지핀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와 야채를 먹으며 어느 술에도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저녁. 밤바다를 바라보며 짠. 캄캄한 하늘을 은은하게 수놓은 듯한 그윽한 조명을 보며 짠. 쌈장에 찍어먹는 아삭한 오이 하나에도 짠. 그렇게 몇 번을 홀짝이다 보면, 몽환적으로 알싸해지는 밤이 찾아온다. 아이들과 함께 탁 트인 앞마당으로 나가 폭죽놀이로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밤의 마무리.


시골집에서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매 순간마다 색다른 감동을 건네는 수영장 리조트에서의 하루라니. 자칫 낭만이라곤 찾기 힘든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보다 청량한 쉼표가 되어 주는 장소라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찰방거리는 물 앞에서, 물속에서 더욱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곳.


들숨, 날숨처럼 감사함과 경탄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거제로 향하는 날을 기다리는 날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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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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