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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비오는 날

by 팬티바람

아무렇지 않은 척

나혼자만의 싸움의 끝은

무기력이다.


책을 봐도 글자는 어지럽고

공부를 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조그만 실수에도 유독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가 있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노력해서

만회하고 싶지도 않다.


세상은 넓고 나란 존재는

먼지보다 작은 그 어떤 것.


지난 주말, 쏟아지는 비를

운전 중이 마주하며 생각했다.

하늘에서 엄마가 우는 것 같았다.


누워있는 엄마는 날 보고 그랬다.

넌 엄마만 보면 눈물이나니?

나는 밤송이 같은 엄마 머리통을

쓰다듬으면서 매일을 울었다.


이제 내 인생에 쓸만한 조언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깜깜하다.


이제 먹고 살만해지니까

진짜 먹고 살기 싫어졌다.

조용해지고 싶다.

빗소리도 안 들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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