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

벌써 1년

by 팬티바람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춥다.

엄마 집은 늘 추웠다.

내가 가면 부리나케 난방을 켜고

안 춥게 있는 척하곤 했더.


나는 그런 엄마가 미련하다고 했다.

집에서도 패당을 입고

핫팩을 끌어안고 잠드는 모습이

미련하고 미웠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나

정작 자신은 못 돌보는

아파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설선물로 생선을 가져다주면

냉동에 얼려놓고 몇 달은 드셨다.

내가 가는 날이면

제일 좋은 소고기를 시장에서 사 와서

오래된 냄비에 구워주곤 하셨다.


엄마는 늘 아팠기에

나는 엄마의 아픔에 둔감했으며

눈에 보이는 고통을

애써 무시하려고 바빴다.


곧 엄마의 1주기가 된다.

무작정 회사 연차를 냈다


방 안의 빈틈을 모두 막아서

빛도 공기도 나를 못 찾게

잊히고 싶은

허망한 날이다.


나는 엄마가 되어

엄마는 내가 되어

이 세계 속 어딘가에서

그렇게 빛과 공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