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내가 종종 엄마를 부르던 말은
이상한 아줌마였다.
곧 할머니로 변경되긴 했지만.
어벤저스에 나오는 캡틴아메리카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읽고 토론을 하다가
로저 패더러의 테니스가 왜 우아한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1952년생, 이상한 아줌마는
코흘리개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동네 비디오 가게와
만화 가게를 번갈아 들어가며
그날 밤 소파에 앉아 같이 볼 것들을
골라주기도 했다
결국엔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아들보다
더 자주 영화관을 혼자 다니곤 했다.
그렇게 나는 비디오 키드이기도 했다가
코믹스 키드이기도 했다.
무심코 돌린 바보상자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상영되면
문득 돌킨의 소설까지 섭렵했던,
내 인생에 유일했던 이상한 사람.
너도 결국 어른이 되고
많은 어른들의 유해함 속에
너는 무슨 상황이 와도
물들지 않기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
우리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