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긴 날
연휴 막바지에 다다르고
나는 여전히 똑같다.
설연휴 교통체증은 실감이 안 난다.
원래 고향이 서울이지만
새삼스럽게도 찾는 사람은 더욱 없다.
가끔 축복 같기도 하다.
일어나서 물을 마시고
무언갈 좀 먹거나 간헐적 단식을 하거나
다시 조금 더 잔다.
혹은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짧은 독서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돈다.
문 닫는 상점이 많은 것을 보며
과일 가게를 세 군데 정도 헛걸음한다
요즘 불경기라매?라고
냉소적인 농담을 혼자 던져본다.
누가 설날에 열겠냐만.
옛말처럼 핑계 없는 무덤은 없고
묘비명에는 당황이라고 적혀있다.
세배할 때 오른손과 왼손의 순서만큼
오늘도 세상에
조금씩 속여가며 속아가며 살아간다.
아주 가끔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