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구매
주말 루틴 중에 하나는
동네 근처 중식당을 가는 것이다.
짬뽕을 좋아해서
그간 다녀온, 그러나
겹치지 않는 식당으로 정해서
무작정 들어가서 먹고 나온다.
맛있게 먹으려면 운동을 해야 되고
따릉이를 종종 빌려서 2~30분
동네를 돌다가 간다.
그러다 보면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못 지나치는 것 마냥 만화방이나
중고서점에 가게 된다.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이
중고서점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고
신간이면 그 신간의 완성도도
매물이 나오는 기간을 역산해서
간접적으로 추정하기도 좋다.
한 때 이상문학상 소설을 모았다.
이해도 못하고 그저 읽고 던져놓은
책들까지 책장을 밀고 나와
내 방의 바닥까지 덮었을 때
엄마는 생활비에 보태고자 야금야금
나의 책을 가져다가 팔곤 하셨다.
물론 그 어미의 그 아들이라
엄마도, 나도 팔고 난 돈으로
그 자리에서 다시 중고책을
다시 사 오곤 했다.
보통 4~5권을 팔면 한 권정도 살 수 있다.
엄마는 내가 사 주는 시집을 좋아했다.
특히 국외에는 릴케, 국내에는
기형도를 필두로 김용택, 김경주,
박준 등의 시인을 아꼈다.
부유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주말마다 내가 고른 책을 사주던
당신의 모습이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나는 주변사람에게
종종 책을 선물하고는 한다.
결국 오늘은 말뚝들이라는 책과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라는 책을
덜컥 사버렸다.
오늘의 충동은 결국 당신이 이끌었다.
책 두 권을 자전거 앞 바구니에 담아
집까지 돌아오는 길이 유독 시끄러웠다.
비포장 도로에서 전해지는 충격에
책들은 신나게 요동쳤다.
집에 도착하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벚꽃과 목련은 내일쯤 흠뻑 젖어
땅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11개월을 숨죽이며 피어난 것들은
남아있기를 원할까
남겨지기를 원할까
나는 주말마다 늘 죽음에 대해
자문자답하며 토론하다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