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에서

뒤적거리다

by 팬티바람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들을 때면

대답보다 침묵을 무기로

그러다 보면 곧 퇴근이다.


단정한 옷을 입어야 된다.

단정하다는 것은 뭘까

거울 속 나는 뭘 입어도

단정하지 않은데


옷장 속 옷들을 넘기다가

처음 보는 작은 옷은

단정했고

내 옷은 아니란 걸

인지했을 때

엄마는 작은 패딩 속에

내 옷들 속에 숨어있었다.


순식간에 시간은 뒤로 흐르고

내 몸은 앞으로 휘청거렸다


살아가는 것보다

살아내는 방식을 택한 뒤

내 관뚜껑은 내가 덮는다 라는

악으로 깡으로 어설프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


고개를 들면

벚꽃과 부끄러움과 슬픔이

뒤엉켜서 머리 위를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