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자 점심을 먹었어요. (사실 자주 그래요.) 점심값으로는 살짝 부담스러워 조금 한산한 사무실 근처 파스타집 구석자리에 앉아 한없이 느리게 먹었습니다. 만석이 아니라 그럴 수 있기도 했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복잡해요. 나도 잘 몰라서 제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울울창창해요. 앗, 하는 사이에 그늘이 너무 깊어져서 어제는 정말 숲에 가고 싶었지요.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에서 길을 잃고 싶었어요. 길을 잃었으니 조금은 울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가끔은..
아무렇게나 울고 싶어요, 아이처럼.
한참을 걷다보면 내가 걷는 것인지 발이 걷는 것인지 몸이 마음을 데려가는지 마음이 몸을 데려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햇빛 속을 걸으면 정화되는 기분이에요. 산책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 뜻밖의 풍경을 보여주죠.
오늘은 제비꽃을 만났습니다. 가만히 몸을 낮춰 제비꽃을 바라보고 저멀리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어요. 구름위는 고요해요. 내가 사랑하는 정적이 있어요. 하지만 나는 구름 아래, 연한 시간들이 태어나 짙어지는 세상에 있어요. 그림자가 나를 지나가고 나는 문득 무서워요.
제비꽃은 보랏빛, 내가 사랑하는 꽃. 내가 잃어버린 마음일지도 몰라요. 나는 구름 위에 잠들어 있어요. 마음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마음이 저렇게 향기롭게 피어버린 것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