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식물처럼 자라요
마음이 머무른 자리엔 그늘이 남아요
마음은 햇빛과 바람, 빛나는 빗방울을 마시고 자라니까요
마음의 울창함 마음의 서늘함 마음이 맺힌 자리
마음이 핀 자리엔 꽃이 열리고
마음이 맺힌 자리엔 열매가 영글어요
영영 지지 않는 꽃을 피운 마음은 얼마나 무서운가요
영영 익지 않는 열매를 맺은 마음은 얼마나 슬픈가요
마음은 자라요 식물처럼
짙게 연하게 그윽하게
어린잎들이 떨어지고 한 해 겨울을 나면
마음은 더 깊어지겠죠
한 줄의 나이테가 더 생기겠죠
우주를 명상하는 선인처럼 커다란
바오밥나무들을 생각해요
수천 년을 산다는 이 거대한 나무의 속은 비어 있어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묘혈로 쓰기도 했다는데
그 마음은 얼마나 커다랗길래
별을 휘감기도 하는 걸까요
골목을 지나다 마음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한 모금 물을 마시면 오래 자라는
가시를 다 내어놓아 무르고 연한 속만 남은 마음을
안녕 - 손을 흔들자
싱그러운 향기를 보내주네요
그렇게 안녕-
당신에게 인사를 건네요
내 마음이 드리운 그늘에 들어
잠시 쉬어가세요
이 울창함도 이 서늘함도 이 향기로움도 모두
당신을 향해 자라는
마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