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맨발

by 별이언니

여자가 맨발을 들어 올리자 남자는 발등에 입을 맞췄다. 평일 한낮 공항 로비. 사람들은 헛기침을 하거나 눈을 돌렸지만 연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남자가 정성스레 여자의 무릎에 입을 맞추자 여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연인들은 그들만의 유리종에 갇혀 서로에게만 공명했다.

지나가던 공항 직원의 마스크 쓰라는 나무람도 들리지 않는 듯.

팬데믹 시대에 공공장소 노마스크 애정행각에 사람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난 뜬금없이 고관절에 대해 생각했다. 의자에 앉은 채 남자의 입가까지 발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고관절의 힘에 대해. 유연함에 대해.

요가에서 고관절은 유년시절을 뜻한다고 하고 고관절 여는 아사나를 깊이 수련하다 눈물을 흘리는 수련자들도 종종 있다. 고관절이 잘 열리지 않는 나는 눈물을 흘려도 좀 더 깊이 다스려야 할 테지만 명치끝이 수런거리면 몸을 다시 닫는다. 내게 고관절은 심장을 묶는 매듭이니까. 우리 모두의 유년이 그러하듯. 속박이며 또한 지금 나의 증거이니까. 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지금 고관절이 열린다 해도 다음 수련에는 또 닫혀있다. 그래서 수련은 평생 이어가야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매듭이 느슨해지고 이윽고 풀려서 심장이 나비가 될지도 모르니.

그런 생각을 하며 구름 위를 날아 고독한 내 방으로 돌아왔다. 사흘은 굶을 것처럼 슬픈척하던 별은 소고기 몇 점에 식욕을 회복했다고 한다. 사랑은 그런 거지. 하지만 나는 언제나 애원해. 향긋한 별의 이마에 키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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