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람 시집, 여름밤위원회

by 별이언니


"책이 인간보다 더 집약적인 이유는

중얼거리는 뼈가 많다는 것이다"

<책의 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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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상에 당신처럼 사랑스러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고달픈 어느 날에는 무심히 허리를 숙이고 중얼거려요.


아아, 슬픔이 몰려오네-


시집 속에 들어가 가만히 앉으면

중얼거리는 뼈들이 가득해요.

영혼이 환한 뼈들이.


이토록 환하고 따뜻한 무덤이라니-

고요하고 쓸쓸해

눈물이 날 것만 같습니다.


할퀴고 지나가는 시간이 때로 너무 지독해 숨고 싶을 때

내게 문을 열어주는 시집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새벽녘 시집이 가득 꽂힌 나의 어수선한 책장 앞에 맨발로 서서 가만히-


오늘은 이 시집을 책꽂이에 꽂겠지요.

땀이 등에 고이는 여름밤이면

그득그득 무거운 언어들을 지고 허리가 휜

시들을 다시 꺼내 읽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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