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때일수록 좋은 셔츠를 입어라. 알겠어?”
<친구여, 알려 하지 마오> 중
처음엔 풋풋한 일상 추리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그럼 그렇지. 먼지에 묻힌 비밀이란 것들의 속성이 그렇다. 그것도 오래 숨겨진 거라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덩치를 불리는 것은 먼지나 악의뿐만은 아니다. 비밀은 가만히 엎드려 낮잠을 자고 있을 뿐인데 온갖 감정들이 덧씌워져 형체도 짐작할 수 없는 무엇이 된다. 뚜껑이 열렸을 때, 그대여, 숨을 죽이시길.
가벼운 위화감을 놓치지 않는 것은 영민한 일이라면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은 성품의 문제이며 어디론가 걸어가 무언가에 열쇠를 꽂고 돌리는 것은 선택이다. 해지는 도서실에서 할 일을 마친 후 턱을 괴고 친구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같은 말을 듣고 같은 결론을 내려도 수만 갈래로 갈라지는 인생에 대한 태도다.
마쓰쿠라, 뭐해. 친구가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