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에 대해 삭은 이야기해달라고 조르곤 했다 예쁘다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어 예쁘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침내, 목련이 피고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지 삭은 이 이야기를 좋아했다”
<삭> 중
여기 의자에 앉은 사람이 있다. 그는 말이 없고 특별한 표정도 짓지 않는다. 고요하고 적막하다. 명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오후 시간이다. 땀이 살짝 배는 어느 계절이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
에게서 일어나는 사람. 사람은 여기 의자에 앉아있고 그 사람에게서, 결심이라도 한 듯, 쑤욱 일어나 어디론가 걸어가는 사람. 의자에 앉아 말없이 자신에게서 걸어가는 사람의 등을 바라보는 사람. 그가 지나갈 이야기들을, 있으나 있지 않고 만지지 않아도 살이 아픈 어떤 것들을, 어슴푸레한 것들을 막연하게 절박하게 새벽에 젖은 눈을 맞는 일처럼 슬프게 통과하는 것.
이건 그런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