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다,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by 별이언니

작은 돌 안에서

행복이

고요히 떨고 있다. 나는 작은 돌을 쥐어보았다. 행복이 주먹 안에서 떨었다. 젖은 손으로 작은 돌을 쥐면 나만 젖었다. 슬픔을

이해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야.


<연대기> 중




엄마, 나는 사람을 죽였어요.

러시아 소년이 말했다. 엄마, 나는 어제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어요.

전쟁터에서 사람 하나가 죽는데 쓰는 총알은 오만 발이다. 사람은 사람을 단 한 발의 총알로 죽일 수 없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누군가 일어나 자기 앞의 사람의 심장에 총알을 박는다면, 그렇게 낭비 없는 죽음을 일으킨다면, 그는 이미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저녁 어스름의 존재, 어느 경계에 아슬하게 걸친 존재다.

전쟁터에서 어린 병사들은 신을 찾을까. 닿지 않는 기도를 올릴까. 피에 젖은 돌을 움켜쥐면서, 기어이 울음과 비명을 내지르면서.

아니, 그들은 신을 찾지 않는다. 전쟁터에는 신이 없기 때문이다. 창백한 신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을 견디지 못하고 코와 입을 막으며 달아날 것이다. 내가 너희더러 해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내가 너희더러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전쟁터를 떠도는 것은 어리고 작은 천사뿐이다.

작은 머리통에서 뱅뱅 도는 철모 아래 반쯤 가려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천사. 땀으로 흥건한 손에서 행여 총이 미끄러질까 봐 마디가 하얗게 질릴 때까지 힘껏 그러쥐고 있는 천사.

엄마, 나는 오늘 천사를 죽였어요. 내일이나 모레, 아니 오늘 밤이라도 미카엘의 성스러운 불이 내 목을 칠 거예요.

붉은 흙을 흰 깃털로 덮을 때까지. 하늘에 닿지 못한 순결한 깃털로 이 행성이 가벼워질 때까지.

시인은 마주치는 돌마다 우리의 이름을 적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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