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상관이야. 알게 뭐냐. 살아남은 자들만 가짜 신화를 만들며 고통받는 것이지.
<좋은 말만 하기 운동 본부> 중
예술에도 주오일 운동과 유기농 식단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가끔 생각한다.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는데 편견 없이 인간을 탐구해야 할 예술은 어느새 세속의 윤리에 붙잡혀 포로가 되었다.
이를 나쁘다 해야 할지 좋다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판단을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자체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아니, 무엇이 문제라고 명명하는 것부터가 더 큰 문제일지도.
다만.
인간은 여전히 거울방 속에서 얼굴을 감싸고 비명을 지르는 존재인데, 지금 우리는 스스로 눈을 찔러 아무 것도 보지 않으려고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 인간의 세상이 더 나빠졌다 좋아졌다 말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예술이란
이 혼탁한 영혼의 바다를 저인망으로 훑어 걸러나오는 것들을 편견없이 바라보고 사유해야 할 것인데. 만약 예술에 윤리가 있다면 그것만이 전부일진데.
달콤한 말들은 고통을 치유하지 않는다. 악몽의 얼굴을 더듬을 용기가 없다면 우리의 잠은 내내 불안하다.
이 슬픈 시집을 오래 읽었다. 병든 이의 얼굴을 오래 쓰다듬는 시를.
이렇게 다정한 위로가 또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