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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임 Sep 25. 2023

김사이, 가난은 유지되어야 한다

내 이십대는 구멍가게였으나

패거리 의식 교만 나태 시기 탐욕 그리고 열정

오밀조밀 있을 건 다 있었다

그 이십대의 나를 지나온 것이다

나의 이십대를 잊고서

나의 건방을 아주 관대하게 잊어버리고

뒷담화 안주로 이십대 너를 씹었다


<사실은> 중



세상의 잣대로 재면 실패한 인생일지도 모르고 그럭저럭 이어온 삶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돌아보면 어리숙했던 나에게도 빛나는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좀 더 현명하게 살고 싶다. 좀 덜 불안한 오늘을 만들기 위해 어제를 다시 쓰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그때의 나도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은 분명한데, 상처투성이가 되더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임은 분명한데,

현명하게 살기 플랜을 세우기 전에 먼저 오기투성이 딱딱한 등을 가만가만 쓰다듬고 싶다.

가엽고도 어여쁜 나여, 지나가버린 마음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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