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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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빛이 그의 뒤통수를 쓰다듬는다. 기도하는 인간은 등만 있다. 엎드려 통성하는 기도는 등에서 나와 천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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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화된 날개뼈를 편평하게 펴고 사지를 모두 밀어넣은 그는 둥글고 땀과 눈물이 하염없이 교회의 돌바닥을 적신다. 기도하는 인간의 그림자가 길어져 예배당의 빈 의자들을 지나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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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인간의 마을로 퍼진다. 기도하던 인간이 오후 햇빛 아래 땀흘리며 걸어왔던 길. 그의 집과 식솔과 친구가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낮잠을 자는 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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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인간이여,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나는 그 절박하게 떨리는 등에 손을 올리고 묻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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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 않나. 저 제단 위에서 차갑게 식어 굳은 신의 심장을. 그건 기도하는 인간이 간밤에 저지른 짓. 새근새근 잠든 신의 가슴을 갈라 붉은 보석같은 심장을 꺼냈다. 그리고 피로 물든 손을 필사적으로 몸 아래 밀어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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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으며 기도한다. 아아, 가여운 인간아, 죽은 신의 아이야. '빛을 끄고 싶어 병든' 자야. 그러나 '어떤 깊은 어둠 속에서도 빛은 꺼지지 않'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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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곁에 앉아 그의 비명과 눈물을 기록하나니. 여기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