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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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되고도 속되도다, 탄식하며 시를 내려놓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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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손을 잡고 휴일 유원지에 놀러가듯 멀리 걸어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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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디로 갈까. 여유롭게 잡힌 손은 아직도 서늘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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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운동화는 따라오지 않네. 고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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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수 없이 시의 손을 놓았더니 의외로 스르르 주저앉는구나. 시의 앞에 쪼그려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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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고 불러도 되겠니? 라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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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의 세계는 이인칭으로 이루어져 있는 걸까. 시는 결국 누군가를 부르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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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목을 늘이는 시의 목덜미에 잠시 손을 얹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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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녹아 봄이 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