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마저 열심인 교사들

연구년의 마무리 학술대회 꿈

by 요모기

교사연구년의 마무리는 학술대회였다. 2024년 12월 13일 금요일 수원에서 학술대회가 열렸다. 공동연구보고서, 개인연구보고서를 마무리해 제출하고, 연구비 지출에 대한 증빙 서류를 풀로 붙이며 정리해 제출하느라 반짝 분주했다. 학술대회는 성대했고, 그 성대한 하루를 마지막으로 연구년의 공식적인 스케줄은 끝이 났다.


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은 190명의 연구년 교사 중 이십여 명의 훌륭한 교사들이 개인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다. 오전에서는 연구교사 모두가 한 공간에 모여 발표를 들었다. 오후에는 교육연구, 정책연구, 교육회복연구가 세 공간으로 흩어져서 모였다. 연구 분야별로 각각 네 분의 발표를 들었고 발표 내용에 대해 짧게 토론하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술대회장에 들어서는데 큐알코드를 찍어 입장확인을 하는 것부터 신선했다. 그동안은 인쇄된 종이에서 내 이름을 찾아 사인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출석 확인을 했는데, 이번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시스템이었다. 연구년 교사 190명의 이름이 인쇄된 커다란 종이가 입구에 붙어 있는 것도 왠지 감동이었다. 구석구석 멋지게 대회장을 꾸미느라 고생하셨을 분들을 향한 무한 감사의 마음이 솟아올랐다.


오전에는 사전 공연이 있었다. 이야기가 있는 필하모니오케스트라 공연은 웃음과 눈물을 섞어 보고 들었다. 지난 1년의 시간을 뒤돌아 보니 마음이 뭉클해져 대회장 곳곳의 선생님들은 눈가가 빨개진다. 모둠별로 원형 테이블에 앉은 탓에 일 년을 함께 보낸 모둠 선생님들과 눈빛을 나눌 수 있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니 마음이 더 아릿해졌다.

현악기들이 내는 소리는 아름다웠고, 악기와 하나가 되어 흔들리는 연주자들의 몸짓은 우아했다. 중요한 것은 그 연주자 중에 여러 분의 연구년 교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년 교사 모임마다 느낀 것인데, 연구교사 중에는 대단한 선생님들이 너무나 너무나 많다.

이어진 두 선생님의 발표에서도 같은 감탄을 하게 된다. 연구년 이야기라는 주제로 두 분의 선생님이 지난 1년에 대한 발표를 하셨다. 정말 얼마나 열심히들 연구하고, 공부하고, 책 읽고, 견문을 넓히셨는지 놀랍고도 놀라웠다. 몸이 열 개쯤 되시나 싶을 정도였다. 발표를 들으면 들을수록, 발표하시는 선생님의 PPT 화면이 뒤로 가면 갈수록 청중들의 탄성이 커져갔다. 오후에 발표하신 선생님들에게서도 같은 놀라움을 느꼈다. 나 역시 게으름 없이 하고 싶었던 일들 해야 할 일들 부지런히 하며 일 년을 보냈지만, 발표하신 선생님들과는 비교를 할 수 없었다.


교사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하다.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 어려서부터 그런 삶을 살아온 이들이 교사가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저 잘 못해요, 하면서도 막상 하게 되면 본인의 최선을 다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하루종일 학술대회에 참여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교사들은 참 열심이다. 쉬는 시간마저도 최선을 다해 쉰다.

학교로부터 멀리 있어 조금 천천히 조금 게으르게 살아도 좋으련만, 선생님들은 빈틈없이 시간을 채워나갔다. 빽빽하게 계획을 세우고(일 년에 책 100권 읽기 같은) 하나하나 이루어가신다.


그렇게 2024년을 열심히 산 연구년교사 190명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올 한 해 얻은 에너지가 내년의 힘찬 시작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올해 충전한 배터리가 오래오래 가기를, 학교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치 이상의 사건 사고를 만나 순간 방전되는 일이 없기만을 진심으로 바란다.


12월 말 창밖의 공기는 차가울 터이지만, 거실에 가득 내리쬐는 노란 햇살은 따뜻하다. 2024년이 이렇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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