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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몬띵크 Apr 26. 2022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의 빅픽쳐

뭐든 진심이면 먹힌다.

요즘 시몬스 @simmonskorea 의 행보를 보는 재미가 있다. 사내 SIMMONS DESIGN STUDIO를 설립하고 보다 더 대담해진 그들으 브랜드 전개는 과감하고 캐주얼하면서 동시에 전략적이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의 카피로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널리 알렸고 아는 사람만 아는 가수였던 HONNE의 'Warm on a cold night'를 BGM으로 채택하며 HONNE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근에는 침대가 등장하지 않는 침대 광고를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 시몬스.

이게 반응이 좋아 가장 최근에 전개 중인 OSV (Oddly Satisfying Videos)까지 히트를 시키며 브랜드 마케팅 폼의 절정에 다다르고 있는 모습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n_QIhyfa8s&ab_channel=simmonskorea


이런 시몬스가 선보이는 오프라인 공간은 어떨까. 청담에 위치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 다녀왔다.




1. 브랜드 전략과 매장 위치

침대 없는 침대 광고/팝업... 왜 하필 청담일까?

시몬스의 브랜드 전략이 아주 인상적이다. 보통 침대는 300만 원 정도를 중저가 라인, 700만 원 이상부터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구분하는데 시몬스의 작년 매출 중 무려 66%가 프리미엄 라인에서 나왔다고 한다.  시몬스에서 가장 비싼 매트리스 제품군인 ‘뷰티레스트 블랙’은 1900만~3500만 원인데 올해 들어서만 한 달에 평균 200개씩 팔렸을 정도.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에서 시몬스는 어떤 전략을 쓰고 있을까. 시몬스는 최근 LA 기반 Sing Sing Studio와 합작해서 만든 OSV 광고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해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프리미엄의 무게감 있는 이미지보다는 훨씬 젊고 힙한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굿즈는 주로 7,000원~30,000원대인데 마음 편히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이고 부담 없이 브랜드를 소비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트렌디하고 힙한 감성으로 꾸며놓은 팝업 공간은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고 초기에는 '오픈런'까지 할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에서 침대가 1도 없다.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를 표방하는 시몬스 침대가 침대를 찾아볼 수 없는 광고와 팝업 스토어를 전개하는 이유는 결국 'T.O.P. (Top of Mind, 최초 상기도)' 때문. 당장은 고급 침대를 살 경제적 여력이 없지만 나중에 독립을 하고 경제력이 생겼을 때, 침대를 산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무엇일까? 소싯적에...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굿즈도 사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도 해봤다면... 아마도 침대 브랜드 하면 곧바로 '시몬스'이지 않을까...! 생각보다 이 영향은 강력한 것 같다. (올해로 24살인 나도... 시몬스 침대가 사고 싶어졌다...)


이런 관점에서 명품 거리로 유명한 청담을 팝업의 장소로 선택한 이유도 유추해볼 수 있다.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거리는 아니지만 그들을 명품 거리에 끌어들이고 문화를 소비하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을 것이다. 훗날 시몬스의 프리미엄 침대를 구입하고 청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를 꿈꾸는 MZ세대들에게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은 그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FREE, 공짜가 최고야

사진 찍으러 왔다가 두 손 가득 나가게 되는... 마성의 매력
저희는... 공짜로 많이 챙겨주는 팝업으로 유명합니다


입장하기 전에 직원분의 매장 소개가 심상치 않다. '미국으로 한번 떠나보실까요?' 멘트와 함께 일단 신문 한 부 건네받는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 대한 설명과 취지, 굿즈 사진들이 있다.


입장하고 구경 좀 하다 보면 포춘 쿠키가 있다. 일단 또 받아 들고 깨서 먹어보게 만드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엽서와 함께 받았다.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좋은 점

1) GOOD VIBES ONLY 포토카드에 즉석 인화를 해서 집에 가져갈 수 있다!


2) 레트로 콘셉트 상품 뽑기를 해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굿즈를 GET 할 수 있다! 케이블이나 지우개 등 귀여운 기념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동전 넣는 뽑기가 얼마만인지...


<MAKE SURE YOU ARE NOT TRASH> 쓰레기통을 샀다. 버릴 때마다 교훈이 있는 엄청난 쓰레기통이라 정말 잘 산 것 같다. (9,000원의 행복) 혹시나 굿즈를 구입하면 영수증과 함께 시몬스 GOOD VIBES ONLY 100달러 스티커도 함께 주신다. 어디다 붙이면 좋을까 행복한 고민 시작(...!)



2. 상품 기획력

디테일과 FUN이 살아있다... 시몬스 MD 분들 정말 리스펙트
침대 회사가 샤퀴테리 콘셉트의 굿즈샵이라니...

샤퀴테리샵 컨셉의 그로서리 스토어이다. '잠봉뵈르'를 필두로 육가공식품이 최근 굉장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샤퀴테리 식문화먼치스앤구디스, 나이스웨더, 애니오케이션 등 핫플로 떠오르고 있는 그로서리 스토어를 소재로 잡은 것부터... 보통이 아니다.


굿즈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기발하고 재밌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상품들인데 하나의 컨셉으로 한 공간에 모여있으니 재밌고 사진을 찍게 된다. 상품도 굉장히 다양하고 하나하나 허투루 지나칠 게 없어서 시몬스 MD님들이 존경스러웠다. '핫한 브랜드는 이정도 해야 되는구나...'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다.


쌀은 뭐죠?

디테일도 살아있다. '갑자기 왜 쌀을 팔지?' 싶었지만 시몬스의 본사가 경기 이천에 위치해있다고 한다. 우유팩에 담겨있는 쌀. 아~ 하고 이해하게 되는 상품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3. 멍 때리기 영상을 디지털 아트로

이거 묘하게 만족스러운데? (Oddly Satisfying Videos)
광고 하나 잘 만들면 예술이 된다.

이미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OSV 광고를 디지털 아트 형식으로 전시 중이다. TV 광고나 유튜브로 볼 때보다 사운드가 커지고 조형물이 추가되니 더 임팩트있게 다가온다. (영화관에서 이 광고가 나오면 효과가 좋을텐데..)


멍 때리기를 디지털 아트로 한 번 더!

심지어는 OSV 영상 클립 사진들을 빠르게 넘겨서 영상처럼 볼 수 있는 플립북까지 가져다 놓은 (...!) 이런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연신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4. 지역 간의 연결, Socializing

청담에서 부산도 슬쩍 다녀오는 방법
부산 로컬 플레이어, 버거샵과의 콜라보

이런 귀여운 사인을 따라가 보면 부산의 대표적인 수제버거 브랜드인 버거샵 @burgershop_busan을 만날 수 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한다는 하나의 작은 테마를 재미있게 풀어낸 것 같다. 실제 부산의 버거샵 전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고 레트로한 감성과 미국 감성 한 스푼을 넣은 느낌이었다.



부산 해운대의 수제 맥주 브랜드 고릴라 브루잉 @gorilla_brewing 의 맥주와의 콜라보 제품도 있어서 함께 마시니 잠시나마 부산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시몬스는 그로서리 스토어를 통해 MZ세대들에게 컬쳐풀을 제공했다. 당장 침대를 살 여력은 없어도 오픈런을 감수하고서라도 핫플은 가는 20대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달까. 오프라인 공간에서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마음껏 소비하고 즐길 수 있게 한 전략은 적어도 나에게는 100% 먹혔다. 매장이나 광고에서, 그 어디에도 침대는 등장하지 않는데 "아, 시몬스 침대 사고 싶긴 하네" 생각이 드는 내 자신의 모습에 놀랐다. 이렇게 스며드는구나, 느꼈다.



+ 현장에서 중앙SUNDAY 서정민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였다. 나의 목소리가 MZ세대를 대표하여 기사화된 것인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인터뷰 내용이 기사에 그대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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