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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a Aug 22. 2017

라똠쌀국수



라마네의식주는 맛있는 쌀국수와 반미가 있다. 
감자라는 핵귀여운 고양이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퇴직 후 떠난 제주도 여행이었다.
송당리에서 묵으며 점심에 라마네의식주를 찾아갔었는데, 
전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스탭분과 그곳에서 마주쳤다.
마침 단 둘뿐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평소 궁금했던 스탭 생활에 대해 물었더니 
매우 솔직한 얘기들을 해주었다.
단점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숙식을 제공받고 

휴무 날마다 제주도 이곳저곳을 여행 다닌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 뒤 서울에 올라온 후 넋 나간 듯 일주일을 고민하다...
결국 그 친구가 알려준 여행자커뮤니티를 통해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라마네의식주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내가 3개월간 
제주도에 살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하루는 혼자 밥을 먹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 다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 기분에 밖으로 나가보니 
한 할머니와 사장님이 말다툼 중이셨다.
가게 옆 담벼락에 세워둔 내 자전거가 문제였다. 
사실 자전거 하나 세워두었다고 차가 못 지나갈 만큼 좁은 길도 아니었지만 

그 할머니는 그냥 그 자체가 싫으셨던 듯 하다.
'하... 시골이 더 야박하네...'
어찌 됐건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사장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장님은 종종 있는 일이라며 
오히려 놀란 나를 위로해 주신다.
이게 제주도 시골생활의 현실이라고...
육지인들에 의해 끊임없이 시달림을 당해온 
제주도의 슬픈 역사가 외지인들을 경계하게 하고
아마 몇 어르신들을 더욱 배타적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최근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나는 충돌도 있을 것이고.
마냥 낭만적일 것만 같은 제주도 라이프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는 걸 알게된 된 날.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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